은행 측 "복구 과정에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
"스파크얼라이언스 계좌 정지, 경찰 조치와 무관"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홍콩 반정부 시위대 지원 모금액 계좌를 폐쇄해 논란이 된 HSBC가 시위대 공격으로 새해 첫 영업일 일부 지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HSBC 지점 2곳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7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 1일 새해 첫날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한 대규모 집회가 진행된 가운데 일부 시위자들은 HSBC 지점의 창문을 내리치고 '스파크얼라이언스를 지원하라'는 그래피티를 그렸다. 센트럴에 있는 HSBC 본사 앞 사자 동상에도 그래피티를 그리고 인화성 액체를 뿌린 후 불을 붙이기도 했다.
은행은 성명을 통해 "전문가들에 따르면 복구 과정에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HSBC가 시위대의 법률적 지원을 하던 스파크얼라이언스의 계좌를 정지시키면서 시위대의 보이콧 운동 대상이 됐다. 이후 경찰이 스파크얼라이언스 관계자 4명을 돈세탁 혐의로 체포하고 자금을 동결하자 HSBC와 경찰 간 연계 가능성이 제기됐다. HSBC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지난 몇 개월간 고객에게 정보를 요청했지만 답을 받을 수 없어 계좌를 닫은 것"이라며 경찰의 동결 조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2월 지난해 연간 실적이 나오면 HSBC 이사진이 시장 전략을 재구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굿바디의 존 크로닌 애널리스트는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HSBC가 공략 대상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국가로 옮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소액금융 및 자산관리 분야 매출의 90%는 홍콩에서 나온다.
리스크 관리 회사인 컨트롤 리스크의 켄트 케들 그레이터차이나(중국·홍콩·대만 등) 지역 헤드는 "이제 홍콩 기업들이 중국 정부, 홍콩 시위대, 중국 소비자 가운데 어디에 맞춰서 반응할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SBC의 작년 3분기 순익은 29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급감했으며, 세전 이익도 4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크게 줄었다.
[홍콩 로이터=뉴스핌] 김세원 기자 = 1일(현지시간) 무장한 홍콩 사복경찰들이 파손된 HSBC 은행 완차이 지점 앞을 지키고 서있다. 2020.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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