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 급락, 60달러 선이 무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란이 중동에서 물러나고 있는 듯 보이며, 미국은 무력 사용은 자제한 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확전을 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왼쪽)과 군 수뇌부가 배석한 가운데 이란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 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3.09달러(4.9%) 하락한 배럴당 59.61달러에 마감됐다. 지난달 16일 이후 처음으로 60달러가 붕괴된 것으로, 간밤 중동 불안 고조에 65.65달러까지 4.5%가 치솟으며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데서 가파르게 후퇴한 결과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2.83달러(4.15%) 후퇴한 배럴당 65.44달러를 나타냈다. 역시 이란의 미군 기지 보복 공격 소식 직후 4% 넘게 치솟은 데서 다시 반락한 결과로, 앞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1.75달러까지 오르며 작년 9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공격에 경제 제재로 맞서겠다고 답한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이를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로 평가했다.
어게인 캐피탈 파트너 존 킬더프는 "이란 관련 불안이 대폭 누그러졌다"면서 "이란이 우선 제한적 공격으로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설을 한 것을 보면 여러 측면에서 일종의 출구가 마련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간밤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에도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타깃으로 하지는 않았다는 점이 명확해지면서 유가는 장 초반 고점에서 후퇴했다.
여기에 미국 측 사상자도 없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석유 시장에 차질을 줄 만한 확전을 치르지는 않을 것이란 믿음이 확산됐다
이란에서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미군 기지 고역이 "정당방위"였음을 강조하면서 긴장 고조나 전쟁 추구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120만 배럴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은 260만 배럴 감소를 예상하고 업계 1차 데이터도 590만 배럴 감소를 점쳤던 상태여서 이 역시 유가에는 부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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