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이철환의 지구촌 돋보기 ] ①치열한 패권전쟁과 신 냉전체제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편집자] 2020년 시작부터 미국과 이란이 무력으로 충돌하면서 전쟁공포가 피어오른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국가이기주의로 인한 혼돈이 만연하고 있다. 국제사회에 관용과 협조가 실종되고 평화와 공존번영이란 이념도 찾아보기 힘들다. 자유무역 질서가 손상되면서 무역분쟁이 일상화되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조화로운 시장질서에 기반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구촌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머리를 맞대 인류의 희망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국제사회의 말기적 현상을 짚어본다. 

'투키디데스 함정(Tuchididdes trap)'이란 용어가 있다. 새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 패권국가가 두려움을 느끼고 무력으로 이를 해소하려 하면서 전쟁이 발발한다는 의미다. 고대 아테네 장군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신흥 강국으로 떠오른 아테네가 기존 강국 스파르타에 불러일으킨 두려움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고대 그리스의 패권을 놓고 벌인 전쟁이다. 당시 아테네는 페르시아 전쟁에서 페르시아를 물리친 뒤 지중해 도시국가들과 델로스 동맹을 맺고 세력을 넓혀갔다. 위협을 느낀 당시 패권국 스파르타와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국가들은 펠로폰네소스 동맹을 결성해 아테네에 맞섰고, 이 과정에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벌어졌다. 전쟁은 스파르타가 이겼으나 그 후유증으로 고대 그리스가 몰락하고 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용어가 지닌 함의는 오늘날 그대로 적용된다. 미국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저서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에서 미중 패권전쟁을 피할 수 없는 싸움으로 규정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500년간 투키디데스 함정은 16회 발생했는데 이중 12번 전쟁으로 귀결됐고 지금은 17번째 사례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세계질서 체제는 양분됐다. 하나는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주의였고 다른 하나는 소련이 주도하는 공산주의 체제였다. 당시 지구촌의 상황은 총성은 나지 않았지만 정치와 경제, 핵보유와 군사력, 우주개발과 과학기술 등 모든 면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진 냉전 시대였다.

1990년대 초반 소련과 공산주의가 붕괴되면서 냉전이 끝나고 세계는 미국의 일인천하가 됐다. 세계는 미국의 리더십 아래 평화를 유지하는 '팍스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체제로 접어들었다. 미국 정치경제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The End of History)>이란 논문에서 자유주의와 공산주의로 대변되는 이데올로기 대결에서 자유주의의 승리로 평가했다. 그는 또 역사는 더 이상 이데올로기 대결에 머물러 있을 수 없는 최후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부상은 이런 생각을 완전히 바꿔놨다. 중국이 장차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대국이 돼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 질서에 변화를 부르거나 해를 끼칠 수 있는 패권국가로 부상하리라는 이른바 '중국 위협론'마저 나오게 됐다. 사실 오랜 기간 잠자던 공룡 중국을 국제무대로 끌어낸 것은 바로 미국이다. 1972년,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리처드 닉슨은 대만을 버리고 중국과 수교를 위한 첫행보를 취하게 된다. 인구 10억명이 넘는 방대한 중국시장이 탐났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하면 중국도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순진한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상당히 다른 행보를 취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야기됐다. 더욱이 중국은 종합국력에서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21세기 사회주의 초강대국 실현의 꿈을 꾸고 있다.

국제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중국은 정치는 사회주의를 취하면서도, 경제면에서는 자본주의 원리를 도입함으로써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뤄갔다. 특히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이후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면서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은 경제력이 일취월장했다. 마침내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고, 조만간 1위 자리도 넘볼 위치까지 승승장구했다.

'중국제조 2025'라는 장기플랜에는 이러한 야심이 구체화돼 있다. 플랜의 주요 골자는 첨단산업을 육성, 2025년까지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또 강력한 경제력과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질서 수립을 도모하고 있다. 중국의 주도 아래 탄생한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과 브릭스(BRICs)개발은행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은 정치외교와 군사적 측면에서도 세력을 키워 나갔다. 3조 달러를 상회하는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아프리카와 남미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국가인 서구 유럽에도 접근했다. 경제취약국에 대해 대규모 원조를 공여하는가 하면 서유럽국가에도 대형공사를 수주하는 등 달콤한 미끼를 제공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중국의 외교정책 기조는 '도광양회(韜光養晦)'와 '유소작위(有所作爲)'를 거쳐 '분발유위(奮發有爲)'에 이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중국은 경제부흥의 기치를 처음 내건 덩샤오핑 정권 시절 '자신의 재능을 숨기고 인내하며 때를 기다린다'는 도광양회를 천명했다. 그러나 2000년대로 접어들자 '해야 할 일은 한다'는 뜻의 유소작위를 표방하면서 국제정치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후 시진핑 정권이 들어서면서 '중국에 이익이 되는 일이면 적극 분발한다'는 뜻의 분발유위를 천명했다. 이는 중국의 공격적 대외기조를 상징한다. 다시 말해 중국 주도하의 세계질서를 확립하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를 꿈꾸는 것이다.

2012년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은 군사외교 면에서도 확장주의적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처럼 국제질서의 제정자가 돼보겠다는 야심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국방비를 지난 10년 동안 80% 이상 증액했는데, 이는 강대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2035년까지 인민해방군을 현대화해 미국을 물리칠 세계적인 군사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개혁과 발전의 동력을 외부적 확장을 통해 확보하려는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 전략의 추진 또한 중국의 의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대일로는 육·해상 '신 실크로드' 경제권을 형성하려는 중국의 국가전략이다. 중국의 향후 35년간의 대외노선에 대한 '구상'이자 '비전'이다. '일대'(一帶)는 여러 지역들이 통합된 '하나의 지대'(one belt)를 가리킨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다. '일로'(一路)는 '하나의 길'(one road)을 가리킨다. 동남아아시아-서남아시아-유럽-아프리카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뜻한다.

이러한 중국의 거침없는 행보에 위기를 느낀 미국은 대대적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해당한다. 우선 관세폭탄 조치다.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모든 상품에 대해 15~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추가적으로 관세율를 인상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나아가 이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통화전쟁으로 비화하는 형국이다.

다음으로는 중국의 '기술굴기(技術崛起)'에 대한 제재조치다. 사실 미래의 세계 패권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는 기술혁신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미 중국은 2015년 기술굴기를 위한 '중국제조 2025' 계획을 내놓았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행보가 국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보고 정부와 의회 모두 강력한 견제에 나선 상황이다. 통신장비업체 ZTE와 화웨이에 대한 제재조치가 대표적이다. 또 관세폭탄 투하대상이 주로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세계 최고로 부상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품목들이라는 점도 그렇다.

또 다른 반격조치는 중국의 군사패권에 대한 제재다. 특히 남중국해는 미중 군사충돌의 가장 큰 위험지대로 꼽힌다. 이곳은 중국·베트남·필리핀·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6개 국가와 접하는 바다로 전략적 요충지다. 또 원유와 천연가스가 대량으로 매장된 자원의 보고이면서 중동산 석유의 이동 통로이기도 하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등 해상영토 굳히기를 계속해 왔다. 미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근처에 해군함을 파견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가 공해라는 것과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를 근거로 내세우며 중국의 인공섬을 인정하지 않는다. 반면, 중국은 남중국해의 인공섬이 영유권 지역이며 미국이 중국의 영유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외교 면에서도 중국 압박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미 국방부가 2019년 6월 내놓은 보고서에는 대만을 국가로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뜨리면서 체제 문제를 건드린 것이다. 또 홍콩주민들이 '범죄인 중국 정부 송환법' 제정을 반대하며 벌이던 대규모 시위에 대해서도 미국은 인권보호라는 명분으로 지지 입장을 표명하면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이 점차 외교·안보·군사 분야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양국의 원색적 비난전이 가열되는가 하면 남중국해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구축함이 충돌 직전까지 대치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인도와 일본, 호주 등 주변국들의 군비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중국과 러시아가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이에 버금가는 무력시위로 맞불을 놓는 상황이다. 미중 싸움판에 주변 강국들도 가세하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또 미국은 2019년 8월, 중거리핵전력협정(INF,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을 탈퇴했다. 이는 1987년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사거리 500~5500km의 중거리 핵미사일의 개발·배치를 금지하는 조약으로, 양국 군비경쟁을 끝내는 토대가 됐다. 그러나 이 조약이 파기되면서 이제 세계는 또다시 군비경쟁에 돌입하는 '신 냉전' 구도에 처했다.

이러한 신 냉전 국면이 지속되다 보면 자칫 진짜 전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다수의 국가들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빤하다.

이철환 mofelee@hanmail.net

▶이철환은 재정경제부 국고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등을 지냈다.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암호화폐의 경제학', '인공지능과 미래경제', '을의 눈물' 등 다수가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17년간 출생신고 안 한 부모 유죄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한 부모가 최근 법정에서 잇따라 유죄를 선고받았다. 출생통보제가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병원 밖 출산 등 여전히 상당수 아동이 장기 미등록 상태에 놓인 실정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김연수)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전경. [사진=뉴스핌DB] A씨는 지난 2009년 11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본인의 주거지에서 아이를 출산하고도 올해 2월까지 17년간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아이를 방임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수사기관 등에서 아이의 친부가 빚을 지고 있어 채무자들에게 주소가 발각되는 것을 우려해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 기간 아이는 초등학교, 중학교를 입학하지 못하고 방치됐다. 재판부는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뒤늦게나 마 피해 아동에 대한 출생신고를 마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도록 하는 등 교육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실형 대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최근에도 유사한 판결이 이어졌다. 같은달 12일 대전지법 형사항소5-1부(부장판사 신혜영)는 A씨와 같은 혐의를 받는 B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B씨는 2018년 아이를 출산하고 2024년 10월까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전주지법 형사7단독(판사 김준희)도 아이를 낳고 10살까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C씨에게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징역 1년에 처했다. 지난 2024년 7월 의료기관에서 태어난 아동의 출생정보를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는 출생통보제가 시행됐지만, 의료기관의 출생기록을 전제로 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A씨와 같이 주거지나 119 구급대 등 의료기관 밖 출산은 의료기관 통보 의무가 없어 국가가 출생 사실을 파악하기 어렵다. 올해 초 국회에서 자택 출산이나 119 구급대 등에서도 출생 사실이 지자체에 통보되도록 하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변호사는 "출생통보제 시행으로 출생신고 누락 자체는 많이 줄었지만, 이미 출생이 누락된 채 방치된 아동을 발굴하기 위해선 수사기관뿐만 아니라 학교와 지자체 등 각종 기관에서 발굴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법적으로 이 시스템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동 방임 행위에 대한 규정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동방임죄를 규정하는 아동복지법 제17조 6호는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다. 이때 기본적인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이 어떤 것인지, '소홀히'는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인지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아동방임범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통해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에서 어느 정도가 '기본적'인지 구체적 방임행위와 장소 그리고 아동의 연령에 따라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형벌에 대해서도 행위 유형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징역과 벌금 이외에 사안이 경미할 경우에는 과태료의 부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동 방임 위험을 판단하거나 아동의 방임상태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표준화된 매뉴얼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연구원은 "이러한 매뉴얼은 ▲국내의 사회문화적 특성 ▲빈곤가정의 일반적 특성은 물론 방임의 종류 ▲심각도 ▲아동의 연령 등도 반영돼 개발돼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신속한 사회적 개입이 필요한 심각한 방임문제를 선별해내는 데 보다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0wins@newspim.com 2026-09-25 06:00
사진
고양시민들 "아파트만 또 짓나" 반발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135만 가구 이상의 주택 공급을 목표로 신규 택지 발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공택지 후보지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과거처럼 토지 수용으로 큰 보상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데다, 주변 지역의 주택 공급이 늘면서 주택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수도권 공공택지가 과거처럼 논밭보다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비롯한 녹지공간을 중심으로 지정되면서 주거환경 악화와 교통 정체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공공·행정기관의 지방 이전 등으로 일자리 기반은 약해지는 상황에서 주택만 대규모로 공급될 경우 베드타운화가 심화하고, 지역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대곡지구 공공택지 지정에 주민 반발…서리풀2·염창공원 이은 반대 움직임 대곡역 역세권 일대가 공공택지로 지정되면서 주택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진은 고양시 대곡역 일대 모습 [사진=고양시]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기 고양시 대장동 일원 '고양대곡지식융합지구' 공공택지 후보지에 대한 공공택지 지구 지정이 발표되자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내곡동·대장동 일원 199만4293㎡(약 60.3만평) 부지를 공공택지로 공식 지정했다. 대곡지식융합지구는 2024년 11월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로 지정됐으며 약 1년 10개월 만인 지난 22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를 거쳐 공공택지지구로 고시됐다. 국토부는 이 곳에 약 9400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공급 평형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날 함께 지정된 경기 의왕시 '의왕오전왕곡 공공주택지구'엔 대곡지구보다 좁은 187만6173㎡(약 56.7만평) 부지에 1만4000가구를 공급하는 것을 감안하면 중대형 주택 중심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타진된다.  이같은 정부의 공공택지 지정에 고양시 주민들은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역에 따르면 고양시민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신규택지 반대 문자 보내기' 서명·항의 운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 주민들은 인터넷에서 "고양시 일대는 지속적인 대규모 주택공급으로 공급과잉이 심화된 상태인데 일자리가 들어설 것으로 기대했던 대곡지구까지 주거 중심으로 개발되면 고양 일대 경기 침체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경의중앙선, 서울지하철3호선연장(일산선), 서해선 4개 도시철도노선과 교외선까지 5개 철도 노선 환승역인 대곡역 역세권 개발가능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타진됐다. 여기에 정부가 2024년 공공택지 후보지로 지정함으로써 개발은 시간문제로 남은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 상황이 달라진 것이 주민들이 반대하는 원인이 됐다. 경기 고양시 아파트값은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아파트가 폭발적인 가격 상승을 보였던 지난 2025년 이후 시장상황과 달리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가격동향에 따르면 고양시 아파트값 하락은 공교롭게도 대곡지구가 공공공택지 후보지로 지정된 2024년 11월 첫주부터 본격화됐다. 이 때부터 지난 9월까지 약 1년 10개월간 고양시 전체 아파트값은 2.86% 하락했으며 일산서구와 일산동구는 각각 4.54%, 6.11% 떨어졌다. 그나마 행신·화정지구가 있는 덕양구가 0.43% 올랐다.  ◆ 고양시 주택공급 과잉에 서울 근교서 '나홀로 하락'…일자리 동반돼야 이같은 고양시 아파트값 하락은 공급 과잉에 따른 것이란 게 고양시 주민들의 해석이다. 고양시는 2010년대 삼송·원흥·지축·향동지구에서 아파트가 대거 공급된 이후 2020년대에는 창릉신도시, 장항지구, 탄현지구 등에서 이미 주택공급이 계획돼 있다. 여기에 파주운정신도시를 비롯한 배후지역 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곡까지 대규모 공공주택이 들어설 경우 고양시 전체는 공급과잉의 늪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태다.  일산신도시의 경우 분당, 평촌과 달리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이 힘을 받지 못하는 것도 바로 주변 새 아파트 공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대곡지구에는 최근 2차 공공기관 이전으로 일산 등 고양시에서 사라지게 될 일자리가 들어서는 곳으로 계획돼야 한다는 게 고양시 주민들의 반응이다. '대곡지식융합지구'라는 공식 택지명에서 알 수 있듯 대곡지구는 과천 지식정보타운과 같은 업무시설과 주택이 함께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업무시설과 상업시설 용지 등을 줄이고 주택용지를 늘리는 방식으로 135만가구 공급 목표 달성에 나서기로 한 만큼 대곡지구에도 업무용지 대신 주택용지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상태다.  고양시 능곡동 일원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곡지구는 5개 철도노선 환승역세권을 중심으로 사실상 업무 중심지로 재편돼야 한다는 게 고양시의 오랜 생각"이라며 "정부가 공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이 지역 주택 공급량을 대폭 늘리면 지역 경기가 위축되며 집값도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의 대응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서울 용산공원 본체부지에 공공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과 용산국제업무단지에도 비주거 용지를 줄이고 주택공급량을 늘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야당 출신 시장이 있는 서울시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고양시는 여당 소속 지자체장이 있는 만큼 정부 계획에 반발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의 경우 공공택지 후보지도 기존 거주자들에게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만큼 토지 수용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보상가격을 비롯한 모든 문제에 대해 주민들과 원만한 합의를 가져야 할 것이며 주변지역 주민들도 찬성할 수 있을 정도의 개발계획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09-25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