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마스크…하루 새 900% 껑충
소비자들 "재난사태에 잇속 챙겨" 분통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지난 28일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KF80 마스크를 구매한 이모(31) 씨는 추가 구매를 하러 같은 쇼핑몰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같은 마스크 가격이 하루 새 2배가량 올라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장당 500원에 30장을 구매해 1만5000원 정도에 샀는데, 다시 접속해보니 같은 상품인데 1장당 1000원으로 올라 있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확산하면서 마스크 가격이 널뛰고 있다. 한 번에 수백 장씩 마스크를 구매하는 등 사재기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뉴스핌=김아랑 미술기자] |
30일 모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판매하는 메디쉴드 'KF94 초미세먼지 황사방역마스크 G 30개입'은 15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 장당 5000원 꼴이다. 같은 날 쉴드의 'KF94 초미세먼지 황사마스크 W 10개입' 가격은 5만원이다. 역시 장당 가격은 5000원이다. 동아제약의 '황사 마스크 대형 KF94'의 경우 한 장당 1200원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전날인 29일만 해도 장당 777원꼴인 아이에스컴퍼니의 'KF94황사방역마스크(3매입)' 30세트와 장당 가격 1056원인 내츄럴플러스의 'KF94 엠버황사마스크' 90개가 9만5000원이 판매되고 있었지만 현재는 품절 상태다.
KF94보다 미세입자 차단율이 비교적 낮은 KF80의 경우 좀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가격은 오름세다. 지난 28일 탐사의 '황사마스크 KF80 고리형 대형' 상품의 경우 30개가 1만449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지난 29일에는 같은 상품 20개짜리가 1만4990원에 판매 중이다. 1장당 750원꼴로 이틀 새 267원이 오른 셈이다. 이 상품은 이날 기준 품절 상태다.
보건용 마스크는 입차 차단 성능에 따라 제품을 구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하려면 식약처가 인증한 KF(먼지차단기능) 표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식약처가 허가한 보건용 마스크는 KF80, KF94, KF99 세 종류다. KF 뒤 숫자는 미세먼지 입자를 뜻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미세입자 차단율이 높다.
마스크 가격 오름세는 지난 29일부터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찾은 명동 지하쇼핑센터의 한 약국에는 KF94 마스크 30개가 든 한 박스를 8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1장당 2700원 꼴이다. 매장에 있던 중국인 직원은 "질이 좋은 상품이라 다른 상품보다 비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에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마스크 가격이 널뛰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0.01.30 clean@newspim.com |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결제했지만 이후 취소 통보를 받은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지난 25일에 장당 370원이었는데 지난 28일에는 장당 2970원까지 뛰어있었다"며 "배송이 늦어지길래 판매자에게 문의했더니 상품 결제를 취소당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금 국가가 재난 상황인데 장사꾼들이 잇속만 챙기고 있다"며 "마스크 가격을 뻥튀기한 온라인 판매자를 신고할 것"이라고 했다.
곳곳에 사재기 조짐도 감지된다. 생활용품업체 다이소 명동점에서는 '크리넥스 황사마스크 KF80 대형' 마스크를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에서 마스크 품귀 현상을 빚는 탓에 마스크 수백 장을 바구니에 담은 중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계산대에 늘어선 10여 명의 대기고객들도 대부분 바구니에 마스크 여러 장을 손에 든 모습이었다.
마스크는 실제로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다. 대학가에 있는 다이소에서 일하는 김모(48) 씨는 "상자째로 사려는 고객들이 많지만 그 정도 물량이 없다"며 "마스크도 오전에 빨리 오지 않으면 구매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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