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SK·삼성 상대로 설계보상비 반환 소송 최종 승소
SK건설 9억4000만원·삼성물산 6억7000만원 반환 확정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4대강 건설공사 입찰 담합 혐의가 적발된 SK건설과 삼성물산이 정부로부터 보상받은 설계비용을 반환하게 됐다.
대법원 제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6일 대한민국이 SK건설과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고 SK건설은 9억4080만원, 삼성물산은 6억7200만원을 각각 정부에 반환하라고 선고했다.
앞서 SK건설과 삼성물산은 지난 2009년 2월 금강살리기 행복지구 생태하천 조성(제 1공구) 이른바 '4대강'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했다. 해당 공사는 대우건설이 낙찰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후 해당 공사 입찰 과정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담합 행위를 적발해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이들 건설사는 대우건설이 공사를 낙찰 받을 수 있도록 대우건설보다 낮은 설계점수를 받도록 작성한 설계서를 제출하도록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SK건설과 삼성물산은 이후 이 공사에 관한 설계보상비를 정부로부터 지급받았다.
이에 정부는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이 공정한 가격 결정을 방해하는 부당 공동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 입찰무효에 해당한다고 보고 설계보상비를 반환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는 설계보상비 반환 규정이 법률유보원칙 등에 반한다는 이들 건설사 주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법률유보원칙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과하는 사항은 반드시 국회 의결을 거친 법률로써 규정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재판 과정에서는 법률 근거 없이 행정권을 발동할 수 없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1심과 2심은 모두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들 건설사 행위가 담합이라고 판단하고 설계보상비 반환규정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 역시 이같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건설사 측 상고를 기각했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