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 著, 새빛 펴냄
[서울 = 뉴스핌] 박승윤 기자= 사람들은 환경 파괴, 패권 다툼, 도덕적 타락 등을 통해 스스로 종말을 초래하고 있는 줄 모르고 인류의 종말에 대해 불안해 한다.
정치 경제 과학기술과 종교까지 모든 면에서 일어나는 부조리와 탐욕, 갈등을 해소하는 노력이 없으면 인류 종말은 어느 순간 빠르게 닥칠 수 있다. 단순히 종교나 예언의 영역이 아니라 전쟁과 테러, 기후 변화,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지구는 결국 멸망할 수 밖에 없다는 가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사람은 없다.
이철환 단국대 겸임교수가 쓴 '인류의 종말은 어떻게 오는가'는 막연히 떠도는 종말론을 모아 나름의 이론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종말론에 떨기에 앞서 당신이 지금 하는 행동이 어떤 종말을 부르는지 반성하라고 말한다. 말세가 왔다고 개탄만 할게 아니라 종말을 예방할 행동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류의 종말은 어떻게 오는가' 책표지[사진=도서출판 새빛] |
이 교수는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나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사고가 종말을 앞당기는 타락이며 죄악이라고 설파한다. 국제사회에서는 더 이상 관용과 협조의 자세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고, 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에 대한 존중감도 엷어지고 있다. 약육강식과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원초적 동물사회로 회귀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도 국제 분업체제에 기반한 자유무역은 보복 관세, 환율 전쟁등으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으며 자칫 붕괴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세상은 각자도생과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초지능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축복인지에 대한 논쟁도 소개한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지배를 받게 될 경우를 우려한다.
인간 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의 총체인 윤리와 도덕이 타락하면서 사회에 균열현상이 일어나는 현실에 대해서도 진단한다. 다른 사회구성원의 문화와 취향 차이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생각을 강요하면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현상도 인류의 종말을 이끄는 요인이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촌에 종말이 오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대처 방안을 제시한다. 한시바삐 도덕성을 회복하고 윤리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리와 규범은 정직과 신뢰의 사회적 자본을 확충하고 국제협력을 증진하는 기반이라고 주장한다.
또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현재를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 이철환은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하며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 '암호화폐의 경제학', '인공지능과 미래경제', '을(乙)의 눈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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