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코로나 감안해 잠정 결정…곧 최종 결정"
지휘소 연습에 참가하는 지휘관‧참모만 보낼 듯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군 당국이 결국 이달 말 태국에서 열리는 다국적 연합훈련인 코브라골드 훈련에 우리 함정과 병력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제적 확산세를 고려한 예방조치 차원에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해군은 12일 "2020년 코브라골드 훈련에 함정, 해병대 병력은 참가시키지 않기로 했다"며 "'지휘소 연습(CPX)'을 위한 지휘관, 참모 위주의 인원만 참가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CPX는 실제 장비가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워게임(War Games)을 말한다. 즉, 우리 군은 해안에서 진행되는 상륙·기동훈련에는 참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9년 2월 태국에서 코브라골드 훈련이 진행되는 모습. 다국적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인도적 민사 활동을 펼치는 연합훈련으로, 태국과 미국이 공동 주관한다. 매년 실시되며 사실상 미국 해병대의 주도 하에 훈련이 이뤄진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국적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인도적 민사 활동을 펼치는 연합훈련인 코브라골드 훈련은 매년 2월경 실시되며 3월 초까지 진행된다. 올해는 2월 25일부터 3월 6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훈련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일본,중국 등이 참가한다. 다만 중국은 상륙·기동훈련에만 참가하고 CPX에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 군은 함정과 병력을 보내지 않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당초 군은 다국적 연합훈련이라는 점 때문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가급적 참가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었다. 이에 따라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 약 400여명은 해군 상륙함인 노적봉함을 타고 오는 15일경 훈련이 열리는 태국 핫야오 해안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상황에서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군이 함정과 병력을 보내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훈련에 참가하게 되면 신종 코로나를 고려할 때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함정이라는 공간 특성상 전염병 예방 및 대응에 취약하다는 점, 태국이 세계 확진자 수 상위 5개국에 속한다는 점, 태국 현지에서의 다국적군과의 접촉 가능성, 태국 현지의 더운 날씨로 인해 마스크 착용도 쉽지 않은 점 등이다.
2019년 2월 태국에서 코브라골드 훈련이 진행되는 모습. 다국적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인도적 민사 활동을 펼치는 연합훈련으로, 태국과 미국이 공동 주관한다. 매년 실시되며 사실상 미국 해병대의 주도 하에 훈련이 이뤄진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해군은 이날 함정과 병력을 보내지 않기로 한 것을 '잠정 결정'이라고 하면서 "향후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 등을 고려해 출국 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우려되는 부분들을 감안할 때 함정 및 병력을 보내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군은 "코로나 상황과 관련해 우리 장병들의 안전 등 전반적 상황을 고려해 판단해 결정했다"며 "CPX 참가 인원에 대해서는 철저한 방역 대책을 수립하고 태국 측과 긴밀히 협조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