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 요코하마(横浜)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승객 중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20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크루즈선에서 감염이 확인돼 하선 후 지정 의료기관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80대 일본인 남녀 2명이 20일 사망했다.
크루즈선 승객 중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일본 국내 사망자는 지난 13일 사망한 가나가와(神奈川)현 거주 80대 여성을 포함해 3명으로 늘어났다.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하선해 입원한지 9일과 8일 만에 사망
사망자는 87세 남성과 84세 여성으로 모두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은 지난 11일 가나가와현 내 의료기관에, 여성은 12일 도쿄의 의료기관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왔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 모두 고령에다 지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와사키(川崎)시 건강안전연구소의 오카베 노부히코(岡部信彦) 소장은 "고령과 지병, 장기간 선내 격리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령자 등 중증화될 위험이 높은 환자에 대한 조기 케어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의과대학의 하다마 아츠오(濱田篤郎) 교수도 "코로나19는 고령자나 지병이 있는 사람들이 중증화되기 쉽다"며 "이번 사망자들도 고령과 지병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해당 크루즈선에서는 탑승했던 3711명의 승객과 승무원 중 19일까지 621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요코하마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하선한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0.02.20 bernard0202@newspim.com |
◆ 크루즈선 하선 본격화...불안감 더욱 고조
한편,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 승객들의 하선 조치를 시작했다. 첫날인 19일, 발열 등의 증상이 없고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된 승객들 중 고령자를 우선으로 443명이 하선했다.
오늘도 약 500명의 승객이 하선할 예정이며, 일본 정부는 21일까지 승객들의 하선을 완료할 예정이다.
하지만 하선 이튿날 탑승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하선한 승객들을 추가 격리 등 별도의 조치 없이 그냥 집으로 보내면서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8일(현지시간) "크루즈선에서 하선한 승객들은 코로나19를 확산할 수 있는 '지속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했던 모든 승객과 승무원에 대해 최소 14일 간 미국 입국을 제한했다.
가미 마사히로(上昌広) 일본 의료거버넌스연구소 이사장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해도 하선한 승객들이 여전히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하선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도 있다"며 "일본 정부는 즉각 하선한 승객들을 격리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코하마 로이터=뉴스핌] 권지언 기자 = 코로나19(COVID-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중 음성 판정을 받아 하선한 승객들이 버스에 올라타기 위해 이동 중이다. 2020.0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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