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의원 대상으로 중국 지원금 모금 진행
스즈키 부상 "중국에 잘못된 메시지 줄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외무성 부상(차관)이 자민당이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지원금을 모금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즈키 게이스케(鈴木馨祐) 부상은 24일 자신의 블로그에 "자민당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 지원금으로 국회의원 1인당 5000엔(약 5만5000원)을 모금해 중국에 기부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일본 외교의 일부를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 지원에 찬성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중국 국적 선박에 의한 우리나라(일본) 영해 침범이라는 도발행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대만해협 등에서도 군사적인 도발 행위가 계속되는 상황을 우리는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스즈키 게이스케 외무성 부상의 블로그 [사진=스즈키게이스케 홈페이지] |
이어 스즈키 부상은 "당연하지만 이런 행동은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하에서 주도해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나 국제사회에 적대적인 행동을 계속하는 국가에 대해서 여당 의원이 금전적인 원조를 주는 건 잘못된 메시지를 중국 당국에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원금이 전달되는 곳은 주일 중국대사관으로, 중국 국민이 아니라 적대적인 행동을 하는 국가 그 자체를 지원하는 것이 된다"며 "실질적으로 동중국해, 남중국해, 대만해협과 홍콩, 위구르에서 중국의 국제사회로부터 우려를 사는 행동에 지원으로 충당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즈키 부상은 블로그에 이 같은 글을 쓴 이유에 대해 아사히신문에 "지원금 모금을 거절했기 때문에 그 배경을 설명한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당초 소속 국회의원에 강제적으로 1인당 5000엔을 모금해 중국에 기부할 지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내 반발에 따라 자율 참가 형식으로 바뀌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스즈키 부상의 발언에 대해 "각 의원의 개인적인 판단에 따르기로 했다"며 "나는 한 사람의 의원으로서 모금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