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금융시장이 코로나19(COVID-19)발 경기침체 공포와 국제유가 폭락으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월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전날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경제에 달렸다"면서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의료·경제적 충격은 틀림없이 재선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어 "경제를 지키고, 금융시장의 추가 매도세를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재정 대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투자정보회사 스파르탄캐피털 시큐리티스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에 들어간다면, 역사는 스스로 말한다"며 "침체기에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인 9일 앞서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들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대 일간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고점보다 약 19% 급락해 약세장을 코앞에 뒀다. 약세장은 전 고점보다 20% 이상 떨어진 상태를 뜻한다.
최근 미국 증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 우려에 급락을 거듭해왔다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날 낙폭을 추가로 벌렸다.
각각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非)OPEC 산유국을 주도하는 사우디와 러시아는 지난 6일 추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자 지난 주말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31.13달러로 약 25% 떨어졌다. 장중 한 때 27.34달러로 33% 폭락해 2016년 2월 12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는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빠른 시일 안에 제압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인디펜던드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런 일이 올해 초에 일어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행"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몇 달 안으로 지나가 시장과 경제가 회복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여건은 올해가 막 시작됐던 때처럼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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