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좋다" "바꿔 보자" 대전 동구 새바람
코로나19·경기침체 여파로 '정권심판론' 적잖아
'충청당·제3당' 없이 겨루는 첫 양자대결 될 듯
억눌린 구도심...'개발 지원' 가능성에 손 들어줄 듯
[대전=뉴스핌] 김준희 기자 = '교통의 요지' 대전에서도 중심지는 '대전 동구'다. 경부선 KTX가 지나는 대전역, 대전복합터미널이 모두 동구로 통한다. 지리적 이점 때문에 구도심 역할을 했던 대전 동구를 중구와 함께 '대전 정치 1번지'로 꼽는 이들도 있다.
현실적 위상은 다르다. 대전 선거구 중 가장 큰 면적을 품고 있지만 인구수는 22만5000여명에 불과하다. 20년 새 10만명에 가까운 구민들이 떠났다. 낙후된 지역은 오랫동안 정체됐다.
대전 동구 지역의 유권자들은 '구도심 개발'에 목말라있다. 지난해 대전의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유치 경쟁에서 밀리자 동구 주민들은 크게 분통을 터트렸다. 외부로 통하는 관문이지만, 외부인을 유인할 '인프라'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21대 총선에서는 '누가 더 도심 개발을 위해 정치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느냐'가 표심을 가를 전망이다. 미래통합당에서는 힘 있는 원내대표·상임위원장을 노리는 이장우 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부여당 수뇌부와 인맥·소통 경험을 강조하는 정치신인 장철민 전 보좌관이 도전자로 나섰다. 장 전 보좌관은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정책보좌관 출신으로, 여당 내에서도 정책입안 능력을 인정 받은 인물이다.
이장우 미래통합당 의원(좌),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우) [사진=뉴스핌DB] |
◆ '다선' 없던 대전 동구... 이장우, '첫 3선' 도전 나서
이장우 의원은 대전 동구에서 '최초 3선 의원'을 꿈꾼다. 동구가 독자적 선거구로 분구한 지난 11대 총선 이래 최다선은 '재선'에서 끝났다. 이 의원을 포함해 재선 의원만 4명이 나왔다.
이 의원은 19대 총선이 있던 2012년 대표적인 '충청권 친박'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이후 연달아 재선에 성공했다. 원내대변인과 대변인 등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의 입'을 맡아 전국적 인지도를 키운 후였다.
초선 시절 대전역 역세권 개발과 홍도육교 지하화 사업 등을 추진한 것이 고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전을 거점으로 KTX 출퇴근 사실이 알려지며 '이길동'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이 의원은 대전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2006년 민선 4기 대전 동구청장을 지냈다. 구청장 시절 '강력한 추진력'으로 호응을 얻었다. 다만 동구청 신청사를 건립하며 지자체가 큰 재정난을 겪었고 재선에는 실패했다.
21대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그는 '준비된 원내대표·당대표·국회 상임위원장'으로 밀어달라며 표를 호소하고 있다. 야권발 '충청대망론'에 불을 지피겠다는 구상이다. 경기 침체와 코로나 감염 사태 등을 앞세워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론도 전면에 내걸었다.
[대전=뉴스핌] 김준희 기자 = 대전 동구 이장우 미래통합당 의원 지역사무소. 2020.03.11 urijuni@newspim.com |
◆ '큰 일 해본' 젊은 일꾼... 30대 장철민, '신선함' 앞세워
민주당에서는 경선을 거쳐 장철민 전 보좌관이 본선을 치른다. 4·15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경선에 도전한 3040 청년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다. 중앙에서 나타난 젊은 청년이 9개월 동안 지역 표밭을 다지며 '신선함'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전 보좌관이 내세운 수식어는 '큰 일 해본 여당 일꾼'이다. 지난해까지 홍영표 전 민주당 원내대표실의 정책조정실장, 보좌관을 지내며 협상과 국정감사 현장에서 잔뼈가 굵다는 것이 그의 강점이다.
장 전 보좌관은 대전 서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 보좌진으로 7년 동안 입법부를 경험했다. 권력의 지근거리에서 일 해본 경험이 그에겐 큰 자산이다.
장 보좌관은 여권 실세들과의 친분을 적극적으로 선거에 활용한다. 그는 공약집을 통해 "정부·여당·국회와 소통이 된다", "동구 숙원과제를 해결할 협상의 귀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노령인구가 높아지는 대전 동구에서 '30대 청년'이라는 점도 주목받는다. '미래 동구'의 주체로서 새로운 시대 그 자체를 상징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장 전 보좌관은 청년주거 및 일자리, 교육환경 개선 등으로 대전 동구를 10년 후 '인구 30만' 거점도심으로 재생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전=뉴스핌] 김준희 기자 = 대전 동구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지역사무소. 2020.03.11 urijuni@newspim.com |
◆ '충청당·3당' 없는 첫 양자구도... 양대 정당 '진검 승부' 겨룰 듯
"보수세가 있지만 보수 텃밭은 아니다." 대전 동구 지역을 정의하는 구민들의 말이다. 대전 동구는 선거마다 전략적 투표로 민심 풍향계 역할을 했다. 충청권 기반 정당이 득세하거나 통합당과 민주당계가 고루 표를 얻는 식이다.
그동안 선거 대부분이 '팽팽한' 줄다리기로 치러졌다. 선거 구도가 '진보-보수-3당' 구도였던 탓이다. 충청대망론에 불을 지폈던 김종필(JP)의 자민련과 이회창의 자유선진당이 대표적인 3당이다. 18대 총선까지만 해도 독자적인 충청 정당이 대전 지역 민심을 싹쓸이 했다.
19대 총선에서는 이장우 의원이 3만6780표(34.97%)를 얻어 3만5069표(33.34%)를 득표한 민주통합당 강래구 후보를 단 1.63% 차이로 이겼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후보가 있던 3파전이었다.
20대 총선에서는 이 의원이 4만7514표(44.05%)를 득표, 각각 4만302표(37.36%) 1만8443표(17.10%)를 얻은 2·3위를 따돌렸다. 3자 대결 구도에서는 3당의 화력과 정치성향에 따라 1·2위의 희비가 갈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번 총선은 주요 3당 없는 2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보수당이 하나로 합쳐지고 국민의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공언하며 현재 대전 동구에 출마 의사를 밝힌 3당은 국가배당금당이 유일하다. 사실상 양자대결이 기대되는 만큼 두 거대정당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