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모시기 위한 비책이라는 해석도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공천갈등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2일 공천관리위원회가 정한 일부 공천 지역에 재의를 요구한 것이다. 황 대표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의 충돌 가능성이 서서히 대두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공천에 대해선 우리가 깊이 고민했다"며 "공관위의 결정 중 일부에 대해서 재의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3.12 kilroy023@newspim.com |
황 대표가 김형오 공천관리위에 제동을 건 것은 표면적으로 당내 공천 잡음을 잠재우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통합당 내부에서는 '사천' 논란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역 의원 물갈이 폭이 컸던 영남권에서는 반발이 더 강하다. 공천 탈락 후보들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황 대표는 재의 요구 지역이 어디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지역별로 다 따지지는 않았지만 영남권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부산 북구·강서구을(김원성 후보), 인천 연수구을(민현주 후보), 대구 달서구갑(이두아 후보) 등이 재의 지역구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황 대표 발언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기 위한전략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전 대표가 공천 잡음이 해결되지 않는 한 통합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번 재의 요구가 김종인 전 대표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최고위원들이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며 "외부 영향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황 대표의 재의 요구로 공관위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전날 공천 작업을 마무리하며 "공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고, 다소 부족하더라도 문재인 정권의 심판이라는 대의를 위해 동참해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했다. 그러나 단 하루 만에 황 대표가 공관위의 결정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석연 당 공관위원은 이날 최고위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에서 공관위의 결정에 이의 있으면 공관위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고 당헌·당규에 따라 공관위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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