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공개로 얻을 게 없어…기존에도 출국 문턱 높아"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가운데 최근 국내 언론은 한국발 입국을 제한한 나라 숫자를 매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반면 중국은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중국이 코로나19 발원국인데다 입국 제한이 일반 국민들에 주는 충격 수준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13일 오전 기준으로 한국에서 출발하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격리 등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총 123개국이다. 유엔 회원국 193개국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1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인근 한진물류창고에서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들이 중국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전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증한 마스크 100만장을 각 지역으로 보내기 위해 검수하고 있다. 2020.03.12 mironj19@newspim.com |
외교부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매일 2회 이상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를 통해 입국 제한국 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한국과 같이 투명하고 신속하게 해당 정보를 공개하는 나라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중국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 숫자는 수시로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한국을 막은 나라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원국이며 세계적인 방역 시스템을 갖춘 한국과 비교하면 보건·위생 수준이 낮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발 입국제한국 리스트에 오른 국가들만 봐도 대부분은 중국인의 입국도 막고 있다.
우수근 산동대 객좌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자국민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를 굳이 실시간으로 리스트화해 공개하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며 "코로나19 발원지로 한국과 비교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중국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국 제한국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수준도 한국과 중국의 차이가 있어 외교당국의 대응도 다를 수밖에 없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한국인과 중국인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두 나라 국민의 출국이 빈번하지만 평범한 사람이 외국을 가는 문턱은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와 별개로 중국이 훨씬 높다.
글로벌 국제교류 전문업체인 헨리앤드파트너스의 지난 1월 발표에 따르면 한국 여권 소지자는 전세계 189개국을 무비자로 갈 수 있었다. 우리보다 여권 파워가 앞서는 나라는 세계에서 일본과 싱가포르 외에 없다. 중국은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국가가 74개국에 불과했다.
우 교수는 "한국인은 어디든지 쉽게 갈 수 있었는데 갑자기 100곳이 넘는 나라가 입국 제한을 거니 체감이 쉽게 되고 자존심도 상하지만 중국은 기존에도 비자를 미리 받아야 하는 국가가 많았다"며 "국토가 넓은 중국은 국제공항과 먼 곳에 사는 사람도 많은데 코로나19로 국내 이동제약도 있다는 점도 한국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들은 코로나19 국내 상황 극복에 더욱 초점을 맞추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불필요한 출국을 자제하고 있다. 3만명이 넘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입국을 보류한 점을 봐도 중국인들이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지금은 모두 단결해서 바이러스를 빨리 극복하고 보통의 생활로 회복하는데 모두 힘을 합치고 있다"며 "이 시국에 굳이 외국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고 입국 제한국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에서 반감을 갖고 항의하는 분위기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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