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투자' 공시해놓고 경영참여 의지 내비쳤다는 주장
허위공시 인정되면 3.2% 지분 의결권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와 손을 잡은 반도건설의 권홍사 회장이 지난해 말 한진그룹 명예회장 자리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허위공시' 논란이 재점화됐다.
반도건설의 허위공시가 인정되면 반도건설 계열사들이 보유한 주식 일부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경영권 향배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반도건설] |
16일 재계, 한진그룹 등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해 12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만났다. 권 회장은 조 회장에게 ▲한진그룹 명예회장 ▲반도건설 측이 요구하는 한진칼 등기임원 및 공동 감사 ▲한진그룹 소유 국‧내외 부동산 개발 등을 요구했다.
문제는 반도건설이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꾸는 공시를 지난 1월 10일이 돼서야 했다는 점이다. 단순투자 목적 단계에서 권 회장이 경영 참여 의도를 보였기 때문에 허위공시라는 게 한진그룹 측의 주장이다.
앞서 반도건설은 지난해 1월 계열사 대호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 5% 이상을 취득하며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한진칼 주식을 사들여 1월 6일 8.28%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린 뒤 투자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꿨다.
이후 반도건설의 허위공시 논란이 불거지자 3자연합은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전 반도건설이 보유한 8.2%에 대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반도건설의 허위공시에 따른 위법이 인정될 경우 현행법에 따라 5%를 초과하는 약 3.2% 지분의 의결권을 잃게 된다. 이번 주총에서 양측의 의결권 있는 지분은 조 회장 측 32.45%, 3자연합 측 31.98%로 추산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현재 가처분 신청 관련 심리가 진행 중"이라며 "이런 논란을 3자연합 본인들이 잘 알기 때문에 미리 의결권을 인정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