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부 경쟁... 통합당 '각 100만원', 민주당 '세비 50%'
국회의원 '기부행위' 금지됐지만... "구호·자선 목적 가능"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두 달째 기승하며 정치권이 앞 다퉈 '코로나19 성금'을 모금하겠다고 나섰다.
미래통합당이 의원 1인당 100만원을 내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세비 50% 기부 운동을 고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회의원의 '기부 행위'는 불가능하다.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과 정당 대표, 국회의원 후보자와 그 배우자 등은 지역구 내에 있는 기관과 단체, 시설 등에 대해 기부를 약속할 수 없다.
지역구 밖에 있는 기관 등에 대해서도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곳에는 기부행위가 제한된다. 사실상 모든 외부 단체가 지역구민과 연결될 수 있는 만큼 '기부 행위' 자체가 엄격히 금지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여야가 앞장서 '코로나19 기금 마련'을 외치지만 선거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지, 세비 기부 구상이 실현될 수 있는지에 관심이 모인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실에서 관계자들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를 한 달여(D-27) 앞두고 위법게시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서울시선관위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비대면 선거운동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SNS 등 사이버공간에서의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특정지역·성별 비하·모욕행위 등 온라인 선거범죄에 대한 모니터링과 단속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2020.03.19 alwaysame@newspim.com |
◆ 국회의원 기부, 예외규정 있다... "구호·자선 목적 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예외적 기부가 가능하다. 공직선거법은 '기부행위'를 선거구 내 혹은 선거구민과 연관된 기관 등에 금전·물품·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 등을 말한다.
특정 상황에서는 기부를 허용하는 예외규정도 있다. △통상적인 정당 활동과 관련된 행위 △의례적 행위 △구호적·자선적 행위 △직무상 행위 △법 규정에 근거해 금품 등을 찬조·출연 또는 제공하는 행위 △위 각호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선관위가 규칙으로 정하는 행위 등이다.
코로나19 사태의 경우 구호적·자선적 행위로서 예외규정에 해당된다는 것이 중앙선관위 측 설명이다. 다만 기부금 전달 기관과 전달 방식에 따라 선거법 위반 여지가 남아 있다.
자선사업을 주관·시행하는 국가와 지자체, 언론·사회기관, 종교단체 등이 기부 가능 대상이다. 여기에 개별 물품 등을 전달할 경우 기부자의 성명 또는 정당의 명칭을 기재해선 안 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기부 물품 등을 제공할 경우 자신의 성명이나 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표시를 내서는 안 된다"며 "이 때문에 일반적인 기부행위 자체보다는 구체적인 개별 사안 별로 위반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이 19일 고운동 복컴에 마련된 모의시험 사전투표소를 방문해 점검했다.[사진=세종시] 2020.03.19 goongeen@newspim.com |
◆ '코로나19' 장기화에... 여야 '기부 릴레이' 이어갈 듯
먼저 '코로나 세비 기부' 카드를 꺼내 든 쪽은 통합당이었다. 의사 출신인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구갑)은 대구·경북(TK)에서 헌신하는 의료진 보호를 위해 자신의 한 달 치 세비 전액을 기부했다.
통합당은 지난 6일 박 의원 취지에 공감하며 소속 국회의원 1인당 100만원씩 성금을 내기로 했다. 약 1000만 원인 국회의원 월 급여의 10%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민주당에서는 불자 국회의원 모임 차원에서 불교계에 코로나19 피해 지원 기금을 금일봉으로 전달했다. 황주홍 민생당 의원은 개별적으로 2~5월까지 총 네 달치 급여를 코로나19 성금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17일 설훈 최고위원의 '세비 50% 기부' 제안을 바탕으로 자발적인 성금 모금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추가 의견을 받아 조만간 기부 캠페인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2일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국민들을 위해 국회의원들의 월급 반납 또는 삭감을 건의한다'는 글이 올라와 29만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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