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채권왕' 건들락 "미 증시, 4월에 더 내려갈 듯…V자 회복 어려워"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 "잘 나가던 뉴욕증시가 코로나에 무너졌다"
미국증시가 최근에는 변동성이 다소 잦아들면서 반등을 시도하긴 했지만, 4월부터 코로나19 충격을 반영한 경제지표가 본격적으로 쏟아질 예정이라 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일(현지시간)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월가에서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미국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달 중 추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건들락 CEO는 이날 "4월에도 다시 공황 상태와 같은 느낌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난달 기록한 저점보다 아래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등 여파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투자자를 괴롭히면서 이달 중 S&P 500지수 저점이 지난 주 기록했던 3월의 저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특파원=월가 <사진=블룸버그통신> |
건들락 CEO는 미국 경제가 다시 강해지려면 시간과 희생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더 나은 위치로 돌아가겠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하기 전인) 2020년 1월 상황으로 'V'자 회복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일본이나 유럽, 신흥국 주식시장이 10여년간 직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던 것처럼 미국 증시도 장기간 고점을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건들락 CEO는 또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추정은 너무나 낙관적이라면서 현 상황은 '공황(depression)'을 닮았다면서 실업률이 10%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충격 초기에는 세계 경제가 V자의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코로나19가 빠르게 전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점점 더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이런 기대감에서 멀어지고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2분기 말까지 바이러스가 사라질 지 확신할 수 없으며 만일 여름까지 이어진다면 그 영향은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만 해도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혼란을 예상하지 못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을 거두고 세계 중앙은행들의 우호적인 통화정책이 지속하면서 시장과 경제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느닷없이 터진 코로나19 사태는 이런 전망을 완전히 뒤집어놨다. 이 전염병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세계 경제를 마비 상태에 빠뜨렸다. 시장은 무차별적인 매도세에 시달렸다. 투자자들은 급격한 경기 위축을 예상하면서 주식과 상품, 신흥국 국채 등 위험자산을 내던졌다.
미국의 역대 최장기 강세장도 막을 내렸다. 다우지수는 지난달 12일에 전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지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날뛰는 공포 속에 시장에선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수시로 발동했다.
결과적으로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올해 1분기에만 23% 떨어지면서 1987년 이후 33년 만에 최악의 분기 낙폭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0% 내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나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14% 미끄러졌다.
자크 팬들 골드만삭스 거시전략가는 투자노트에서 "앞으로 몇 주 동안 경제·보건 양쪽에서 나쁜 뉴스들이 몰아칠 것"이라면서 "시장이 이런 상황에 따른 꼬리위험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기업 연쇄 도산 같은 새로운 문제들이 불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꼬리위험이란 거대한 일회성 사건이 자산 가치에 큰 파장을 던질 수 있는 불안요소를 뜻한다.
한편, 4월부터 시작될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팩트셋 애널리스트들은 S&P500 편입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5.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2분기에는 10% 쪼그라들고, 3분기에는 1.1% 줄어들 것으로 봤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