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갑·북구을 단일화…"김부겸·홍의락 꺾어라"
서울 구로을·인천 서구을은 경선 후 단일화 합의 가닥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총선을 13일 앞두고 보수진영에서는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대부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강세인 지역에서다.
미래통합당의 공천 과정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표를 모아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짙어지면서 무소속 후보들과 통합당 후보들 간의 단일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주호영 대구 수성갑 미래통합당 후보(왼쪽)와 이진훈 무소속 후보 [사진=뉴스핌 DB, 이진훈 후보 페이스북] |
◆ 빼앗긴 두 석을 탈환하라…대구 수성갑·북구을 단일화 완료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이진훈 무소속 후보는 지난 1일 주호영 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대구 수성구청장 출신이다.
그는 "보수의 단결은 정권 심판이라는 시대적 요청과 맞물려 있다"면서 "개인적 아쉬움과 정치적 유불리는 뒤로 할 수밖에 없다"고 단일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주호영 통합당 후보는 "이 후보님의 큰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고귀하신 뜻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제 모든 것을 던지고 사즉생의 각오로 뛰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지만, 이 후보가 단일화를 결단한 것은 경쟁상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갑은 현역 의원인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뛰고 있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일 지역 유권자 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 수성갑 김부겸 후보는 41.3%, 주호영 후보는 38.3%, 이진훈 후보는 7.6%의 지지율을 얻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
후보 단일화가 단행되면 김부겸 후보와도 경쟁해볼 만 한 셈이었다.
이같은 단일화 움직임은 다른 격전지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성갑 외에 지난 20대 총선에서 대구 지역 중 여당에 자리를 내어준 북구을에서도 단일화가 진행됐다.
주성영 북구을 무소속 후보가 지난달 31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승수 미래통합당 후보에 힘을 실어준 것. 주 후보 역시 "통합당 공천 결과에는 승복하지 못하지만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에 따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구 북구을은 홍의락(민주당)·김승수(통합당)·이영재(정의당)·박은순(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가 경쟁할 예정이다.
김용태 서울 구로을 미래통합당 후보(맨 오른쪽)와 강요식 무소속 후보(맨 왼쪽)가 경선 후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사진=강요식 후보 페이스북] |
◆ 서울 구로을·인천 서구을…수도권 격전지에선 '경선 후 단일화' 합의
수도권 격전지에서도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구로을과 인천 서구을이다.
구로을은 여당에서 윤건영 전 대통령국정기획실장이 후보로 나선다. 이에 맞서는 이는 김용태 통합당 후보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2~23일 구로을 지역 유권자 5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윤건영 후보 지지율은 43.3%, 김용태 후보 지지율은 28.7%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4.4%p)
꽤 큰 차이지만 최근 여론조사 흐름에 따르면 격차는 점점 줄고 있다. 지난 11~12일 여론조사에서는 22%p, 20~21일 조사에서는 18%p 의 격차가 났던 것과 비교하면 점점 두 후보 간 차이가 줄고 있는 것.
구로을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민심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용태 후보는 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강요식 후보와의 단일화에 합의했다. 다만, 두 후보는 오는 6~7일 여론조사를 거쳐 더 많은 지지를 받는 후보로 단일화를 이루기로 결정했다.
후보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추후 여당 후보와의 격차는 더욱 좁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 서구을도 단일화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박종진 미래통합당 후보와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행숙 후보가 오는 6~7일께 여론조사를 실시해 후보를 단일화 하기로 한 것.
인천 서구을은 현역인 신동근 민주당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만약 통합당 공천을 받은 박종진 후보와 이행숙 후보(전 당협위원장)가 단일화에 성공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보수진영에서는 서울 영등포을(박용찬·이정현), 인천 동·미추홀을(안상수·윤상현) 지역 등에서도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후보들 간 이견으로 단일화는 성사되지 않는 분위기다. 충남 당진(김동완·정용선)에서는 단일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