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 디지털 경제 대전환 속 '스마트 한국' 정책목표 잘한 일로 꼽아
[편집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4월 8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다녀온 그는 독일의 사례를 들어 "중소벤처기업 정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평가했다. 자상한 기업·스마트 대한민국 정책부터 대·중소기업 간 상생과 공존까지,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해 앞으로도 '밑 빠진 독에 물 잘 붓기'가 목표라던 박 장관을 종로구에서 만났다. 지난 3월 말 발간된 <월간 ANDA>에서는 중소벤처기업의 발전과 육성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박 장관의 비전과 포부를 담았다.
[서울=뉴스핌] 박영암 기자 이서영 기자 = 지난 1월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에 다녀온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한국의 중소벤저 정책은 한 마디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정의했다. 차고 넘칠 만큼 자금과 관심을 쏟아 붓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가 한국의 중소벤처 정책을 눈여겨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박 장관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중소벤처기업을 키우는 데 돈과 인력을 투입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인정한다. 그나마 정부가 이 같은 노력을 주도하지 않으면 혁신의 새싹을 발굴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다행히 지난 1년간 성과에 대해 외부에서 좋은 평가가 나와 좀 더 자신 있게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 수 있다고 웃으며 말한다.
"중기부의 '5G와 스마트공장 결합' 전 세계 주목"
Q. 지난 1월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선진 제조 및 생산(AMP, Advanced Manufacturing and Production) 이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포럼 참석자들이 어떤 정책에 관심을 보였나.
A. 중소벤처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것은 전 세계 공통 과제였다.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나라 중 99%가 앞으로 '중소기업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특히 후진국으로 갈수록 더욱 고민이 깊었다. 선진국들도 지금이 어쩌면 100년 만에 나타나는 산업 대전환기인데, 이 전환기에서 중소기업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어떤 방향 설정을 해줘야 하는가에 대한 공통된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런 공통된 고민들 속에서 중소벤처기업부를 만들어서 앞서가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전 세계 공통의 고민에 대해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한발 앞서서 정책을 펼쳐가고 있다는 이미지가 형성돼 있었다. 그랬기에 다보스 포럼에 내가 이사로 초대된 것이라 생각한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우리가 디지털 경제를 위해 중소기업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에 공동의장으로 초청될 수 있었다고 본다.
때문에 다보스 포럼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리고 한국이 중소벤처기업 육성에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걸 느꼈다. 한국의 5G와 스마트공장의 연결도 큰 이슈였다. 스마트공장 관련 주무부처가 중기부라는 점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옴부즈만 사무실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0.03.06 dlsgur9757@newspim.com |
Q. 중소기업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나.
A. 장관 취임 후 수없이 중소기업인들을 만나고 들어서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이전 같은 최저임금과 장시간 근로를 강요할 수는 없다. 생산성 향상으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충격을 흡수해야 한다. 이를 위한 대안이 바로 스마트공장 보급이다.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대기업과 제휴해 스마트공장을 적극 보급하고 있는 것이다.
Q. 스마트공장 보급을 위해 삼성, 현대차, 포스코 등 대기업과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 대기업들과 어떤 식으로 협력할 계획인가.
A. 삼성, 현대차, 포스코 등과 함께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을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은 정부와 대기업이 각각 30%, 도입 중소기업이 40%를 부담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기업이 약 1600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대기업에서도 "중소기업 경쟁력이 곧 대기업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에 따른 거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의 참여도 삼성, 포스코, 현대차 등 4개사에서 9개사로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은 사내 전문인력을 중소기업에 파견해서 공정개선 상담과 스마트공장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제조혁신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올해는 스마트공장 고도화와 제조 데이터 센터·플랫폼 구축에 전념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옴부즈만 사무실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0.03.06 dlsgur9757@newspim.com |
"스마트공장 보급, 대·중소기업 상생 출발점"
Q. 장관 취임 후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상생 생태계를 어떻게 조성해 나갈 계획인지 궁금하다.
A. 중기부의 정책철학인 '상생과 공존'의 가치 실현을 위해 '자상한 기업'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올해 다보스 포럼 참석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현재 자발적으로 성과를 공유하는 대기업을 발굴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연결해서 상생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기술과 대기업의 자본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로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고리가 '스마트공장'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마스크 공장들이 빠른 속도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던 것도 공장을 스마트화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삼성 스마트공장지원센터와 도레이첨단소재, 화진산업 등이 협약식을 맺었다.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 중기부가 큰 기여를 한 셈이다.
이렇듯 '자상한 기업'은 일종의 기술과 자본이 접목되는 정책이다. 이렇게 되면 자발적 기업에 참여하는 대기업들이 돈을 쓰더라도 그냥 바다로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목표를 가지고 지원하게 돼서 상생의 큰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현재 포스코도 1조 투자금액을 만들어서 모두 스타트업에 투자한다고 했다. 현대차도 자상한 기업 협약을 맺었는데, 기존 내연기관 부품업체들이 미래자동차 부품업체로의 전환을 이뤄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것이 나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그리는 자상한 기업 정책을 통한 대·중소 기업의 상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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