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 올해 하반기중 재조정
다른 건설사 시총 줄어 IPO 연기..."호반건설, 기업가치 기대 커"
코스피 회복 못하면...내년 이후로 일정 무기한 연기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호반건설의 주식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가 내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국내 증시의 반등 여부를 지켜본 뒤 올해 하반기 이후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을 잡기로 했다. 하지만 과거 고점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국내 건설사의 수주 불확실성도 커져 연내 상장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8일 건설업계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올해 하반기 이후로 IPO를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을 연기했다. 상장예비심사 청구는 IPO를 위한 첫 단계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원칙적으로 6개월 내 상장을 마쳐야 한다.
호반건설은 당초 올해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계획했다. 최종 상장을 올해 안에 마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건설사들의 주가가 급락하자 하반기 이후 다시 일정을 잡기로 했다.
호반건설 IPO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기업가치는 3조원 규모로 예상됐는데 이는 코스피가 2200 수준이었을 때 얘기"라며 "현재 코스피가 위축됐지만 경영진들은 호반건설의 기업가치를 당초 예상했던 수준으로 기대하고 있어 올해 상반기 중 청구하려던 상장예비심사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사진=호반건설] |
호반건설은 올해 하반기 중 주식시장이 회복한다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다만 지금과 같이 불안정한 정세가 계속된다면 내년 이후로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을 넘길 예정이다.
앞서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주식시장 회복 추이를 지켜보면서 올해 하반기 이후 다시 예비심사 청구 일정을 잡을 방침"이라며 "다만 주식시장이 지금처럼 계속 어렵다면 예비심사 청구 시점은 내년 이후로 무기한 연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호반건설의 기업가치는 3조원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기업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말 2200대에 달했던 코스피는 한때 1500대까지 급락했다가 지금은 1700~1800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의 시가총액도 30~35% 이상 하락했다. 호반건설의 기업가치를 3조원으로 잡아 단순 계산했을 때 약 1조원이 하락한 2조원 규모가 되는 셈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경제 성장률이 하락해 당분간 주식시장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에 호반건설의 상장예비심사 청구도 내년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상한 것 대비 4.2%P 낮췄다. 특히 경제 장기 침체 가능성과 함께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락, 기업실적 악화로 인한 대량실업 발생 가능성을 우려했다. 건설투자 전망률을 올해 -13.5%로 낮췄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IPO는 김상열 회장의 숙원으로 최근 몇 년 동안 이를 준비하고 있지만 대외적인 변수로 지금까지 미뤄왔다"며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자 하는 의지가 큰 만큼 시장이 안 좋은 지금 무리하게 나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