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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1Q 실적 '먹구름'...IB 부진·파생 손실 컸다

기사입력 : 2020년04월13일 15:20

최종수정 : 2020년04월13일 15:23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증시 폭락 '직격탄'
사회적 거리두기로 기업금융·대체투자 딜 올스톱
"거래대금 급증...브로커리지 비중 커질 듯" 전망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1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부침을 겪은 증권사들의 성적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거래대금 급증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던 IB, 파생 부문 등의 부진으로 전 분기는 물론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6곳(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의 1분기 통합 순이익은 대략 2200억~24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대략 80% 줄어든 수치다. 네 자릿수에 달하던 이익 규모가 일제히 세 자릿수로 축소된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급락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평가 손실이 누적됐고, 그동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IB 부문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먼저 ELS의 경우 유로 스톡스(EURO STOXX)50지수, 뉴욕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등 주요 기초자산 급락으로 선물과 옵션으로 가지고 있던 기존 헤지운용 북(Book)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분석한 ELS 주요 기초자산의 작년 4분기 말 대비 1분기 수익률은 유로 스톡스50이 23.7%, S&P500은 16.2%를 기록했다. 유로 스톡스50과 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각각 44조원, 34조원(중복 계산)에 달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급락하면 파생결합상품 자체 해지와 자기자본투자(PI)에서 손실이 발생하는데, 파생결합상품 잔고와 PI 자산이 증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증시 급락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운용 전략과 유사시 대응 능력에 따라 증권사별 손익이 다소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IB 부문 역시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다.

최근 몇 년 새 IB는 증권사 이익 증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대형사의 경우 전체 순익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만큼 IB 비중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졌다. 

하지만 올 들어 증시 환경 악화로 주식자본시장(ECM)에서의 발행량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신용공여 등 관련 영업 전반이 급격하게 위축됐다. 여기에 IB의 또 다른 축인 대체투자마저 세계 각국의 셧다운 및 연기금 투자 수요 급감이 맞물려 딜 진행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 수익성 저하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 환경 제약과 이에 따른 지수 급락으로 손실이 예상된다"며 "현재와 같은 영업 제약이 지속될 경우 2분기 손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국내 및 해외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사상 최대치까지 올라선 고객예탁금은 향후 반등을 위한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증권업 활동계좌 및 키움증권 일평균 신규 계좌 추이 [자료=미래에셋대우]

실제로 3월중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원, 회전율은 350%까지 상승했다. 3월 한 달 간 해외주식 거래대금 및 월평균 순매수 금액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시가총액 대비 실질 고객예택금 비중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장 주식시장 반등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하더라도 캐시카우 측면에서 리테일 부문의 부활을 이끄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단순한 자본차익 추구가 아닌 배당 수익 확보 차원에서의 주식 투자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의 머니 무브가 더욱 가속화되는 가운데 캐시카우로서 리테일 부문의 중요성이 재차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브로커리지 수익이 운용 손실을 일부 만회할 것"이라며 "최근 브로커리지 부문 호황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해 개인고객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을 업계 '톱픽(Top Pick)'으로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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