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다급해진 산유국들이 즉각 감산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 미국 및 러시아와 합의한 감산 시작일인 내달 1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즉각 감산에 돌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관료 한 명은 "피바다가 펼쳐지고 있다"며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마저 이미 늦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치가 '제로'(0)로 떨어진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12일 OPEC과 러시아 등 감산 합의체인 OPEC+는 미국과 글로벌 감산 노력을 주도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오는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2개월 간 하루 970만배럴 감산하기로 하고, 사우디와 러시아가 일일 1100만배럴을 기준으로 각각 250만배럴씩 감산하기로 했다.
이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합의대로 내달 1일부터 일일 산유량을 850만배럴로 조정하겠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5월 인도분이 배럴당 -37달러63센트에 장을 마감하면서, 원유를 팔기 위해서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까지 치닫자 산유국들이 감산을 더욱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전 세계 수십억 인구가 그야말로 집에 갇힌 신세가 돼 원유 수요가 뚝 떨어진 가운데, 러시아와 사우디 간 석유전쟁으로 공급은 넘쳐나 현재 저장시설과 정유시설, 파이프라인, 유조선 할 것 없이 모두 꽉 차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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