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오영상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전국 긴급사태 연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대국민 사과를 표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코로나19(COVID-19) 대책본부 회의에서 긴급사태 연장을 결정한 후 기자회견에서 관련 발표를 하며 "단장(斷腸·창자가 끊어지는)의 심정"이라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 연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당초 예정했던 대로 긴급사태를 1개월 내 끝내지 못해 사과 드린다"며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한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고통을 뼈저리게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7일 긴급사태 선언 이후 최대 수준까지 올랐던 신규 확진자 수가 이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사태 수습을 향해 한걸음씩 착실히 전진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확진자 수가 충분한 수준으로 감소하지 않았고 의료 현장에도 어려움이 있어 조금 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긴급사태 연장의 이유를 밝혔다.
연장 기한을 이 달 말까지 정한 이유는 "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이 2~3주이므로, 확진자 증가세를 억제하고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려면 한 달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들의 경제적 피해가 워낙 심각한 만큼 이달 14일까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뒤 가급적이면 긴급사태를 조기 해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제 한 달 동안 이 대유행을 수습하고 다음 단계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며 "어느 정도의 장기전에 대비하며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일상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생활양식에 적응하도록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대책본부 회의에서 전국 긴급사태 연장을 결정하고 보다 중점적인 감염 대책이 필요한 '특정 경계 지역'은 기존 13개 지역을 그대로 유지했다.
13개 특정 경계 지역은 도쿄(東京)도, 가나가와(神奈川)현, 사이타마(埼玉)현, 지바(千葉)현, 오사카(大阪)부, 효고(兵庫)현, 후쿠오카(福岡)현, 홋카이도(北海道), 이바라키(茨城)현, 이시카와(石川)현, 기후(岐阜)현, 아이치(愛知)현, 교토(京都)부 등이다.
대책본부 회의에 앞서 코로나19 담담 장관을 맡고 있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상은 중·참 양원 의원 운영위원회에 "이달 말까지 긴급사태 선언을 연장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정부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보고했다.
니시무라 장관은 1~2주 후 자문위원회가 다시 한 번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분석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상황이 충족되면 긴급사태 조치 대상 지역의 해제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긴급사태 선언을 해제하는 조건으로는 △직전 2~3주 간 신규 확진자 수 △감염 경로를 특정할 수 없는 확진자 비율 △PCR 검사 실시 상황 △의료제공 체계 상황 △인접 도도부현의 감염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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