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코로나19(COVID-19)로 미국 위스콘신주(州)가 또 한번 곤욕을 치르고 있다. 토니 에버스 주지사가 자택대기령을 연장하려 하자 주 대법원에서 연장조치는 주지사의 권한 밖이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도 주 대법원은 주지사가 연기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를 당초 예정대로 실시할 것을 판결해 혼란을 빚었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 주 대법원은 4대3으로 에버스 주지사의 자택대기령 연장을 제한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자택대기령을 발동하는 것은 주지사의 고유 권한이지만 연장하는 것은 주 의회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주지사의 비상 선포 권한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지만 수개월 지속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주지사가 무한정 이런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적었다.
에버스 주지사는 이에 대해 "위스콘신은 참 살기 좋은 곳이었지만 이제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가 4명의 대법관을 조종해 위스콘신을 혼란으로 밀어넣었다"고 반박했다.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위스콘신도 지난 3월에 자택대기령을 발동했고 이를 4월 24일에 연장해 5월 26일까지 실시키로 했다.
하지만 이를 연장하자마자 주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에버스 주지사와 안드리아 팜 주 보건장관을 법원에 제소했다. 이유는 주민들의 생활에 대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런 의사결정은 주 의회와 협의를 해야 한다는 것.
이로서 법원의 판결은 즉시 효력을 발생해 위스콘신의 술집들은 당일부터 문을 열었다. 이 판결에 반대의견을 낸 레베카 달렛 대법관은 "위스콘신 대법원 역사상 오점을 남기는 판결이 될 것"이라며 "그 댓가는 위스콘신 주민들이 치르게 된다"고 말했다.
위스콘신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1000명에 이르고 사망자수는 421명이다. 이에 매디슨과 밀워키 등 카운티는 자체적으로 자택대기령을 이달 말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위스콘신주는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서로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주로 꼽힌다. 미시간주에서도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민주당의 그레첸 화이트머 주지사를 법원에 제소했다. 화아트머 주지사는 5월 말까지 비상령을 연장했다.
반면 펜실베이아주에서는 공화당 의원들과 기업인들이 대법원에게 민주당 소속 주지사 톰 울프의 자택대기령을 중지할 것으로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여기에 휘말리지 않고 소송을 기각했다.
한편 앞서 위스콘신주 대법원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당초대로 4월 7일 실시하라는 판결은 하루전인 4월 6일에 내려 혼란을 빚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에게 자택 대피령까지 내려진 상태에서 공화당 주도의 주 의회에서 예비선거 강행을 요구하는 소송에서 주 대법원이 공화당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대부분이 우편투표를 통해 선거를 치렀지만 이 과정에서 투표자와 선거 사무원 등 6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위스콘신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24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에서 코로나19 봉쇄령 반대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0.04.25 007@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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