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경비원의 눈물]6년만에 잡은 마이크.."다시는 이런 일 없어야"

기사입력 : 2020년05월15일 16:50

최종수정 : 2020년05월15일 17:01

2014년 숨진 아파트 경비원 고(故) 이만수씨 동료 김인준씨
아들 뻘 주민에게 삿대질·욕설 당해도…"해고 당할까봐 안 따져"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주민 폭행과 폭언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모 아파트 경비원 최희석씨를 기리는 촛불 추모제가 열린 지난 12일 김인준(69)씨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갑질'을 견디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던진 동료를 떠나보낸 지 6년 만이다. 김씨는 이날 아파트 경비 노동자에 대한 막말과 갑질이 사라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6년 전에도 똑같은 말을 했다는 김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번 인터뷰가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되뇌었다.

◆다같은 사람인데..압구정동에서도 지켜본 동료의 사망

김씨는 2007년 1월부터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했다. 벌써 14년 차 아파트 경비원이다. 경비원이 되기 전에는 직원이 20명 남짓인 의류 공장에서 20년 가까이 일했다. 1997년 터진 외환위기로 공장이 문을 닫자 김씨는 일거리를 찾아 전국의 공사 현장을 전전했다. 집을 허물고 다리를 놓은 지 8년째, 몸 쓰는 일이 힘에 부쳤다. "나이를 먹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경비원 일을 시작했다"고 김씨는 말했다.

김씨가 처음 일한 곳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이곳에서 약 9년을 일하면서 김씨는 주민 폭언을 견디지 못한 동료의 죽음을 지켜봤다. 김씨 동료였던 고(故) 이만수씨는 2014년 유서를 쓰고 분신을 시도,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뒤 한 달 가까운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과 경비노동자 이만수열사 추모사업회 등 단체들이 모여 만든 '고(故) 최희식 경비노동자 추모 모임'(추모모임)은 13일 서울 강북구청 앞에 주민의 폭행·폭언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최씨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를 마련했다. [사진=이정화 기자] 2020.05.13 clean@newspim.com

당시 김씨도 주차 문제로 주민 갑질을 경험했다고 한다. 자동차 기어를 중립에 넣고 핸들을 똑바로 한 후 주차해달라고 요청했던 게 화근이었다. 건설 현장에서 막일을 하며 본인 표현대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씨는 웬만한 일의 경우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고 했다. 하지만 주차를 제대로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이유로 아들 뻘 되는 주민이 삿대질을 하고 욕을 하며 대드니 참을 수가 없었다.

'경비 주제에, 나는 입주민이야'라는 말은 들었다는 김씨는 "'차를 반듯이 주차해달라고 한 게 그렇게 잘못됐습니까'라고 따진 적도 있다"며 "더 싸움하기 싫어서 참고 넘긴 적도 많다"고 토로했다.

그렇게 첫 아파트에서의 근무는 2015년 1월 16일 끝났다. 이만수씨 사건을 수습하고 임시 노조 대표를 맡으며 김씨는 마이크를 잡았다. 경비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세상에 알렸다. 동료 경비원 10명의 재계약을 이끌어내고 본인은 그만뒀다. 이후 성북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10개월 일했고 2017년 1월 현재 일하는 강북구 소재 아파트로 옮겨왔다.

◆새벽6시 출근해 새벽6시 퇴근..그래도 쥐는 돈 월 190만원

김씨는 새벽 6시에 출근해서 다음날 새벽 6시에 퇴근하는 일상을 반복한다. 삼시 세끼는 아파트 초소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아침을 먹고 아파트 주변을 청소하고 초소를 지키고, 초소에서 점심을 먹고 또 청소를 하고, 초소에서 저녁을 먹는다.

중간중간에 순찰을 돌며 아파트 단지 안에 외부 차량이 없는지 점검한다. 분리수거 뒷정리 및 음식물 쓰레기통 청소도 김씨의 몫이다. 이렇게 하루 24시간 격일로 일한다. 일주일에 3번 출근했다면 주 72시간 일한 셈이다. 그럼에도 김씨가 손에 쥐는 돈은 월 190만원 정도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홈페이지]

김씨는 매달 약 190만원씩 찍히는 월급 통장에 안도하면서도 늘 고용 불안을 느낀다고 했다. 1년마다 재계약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입주민이나 용역 회사에 밉보이면 밥줄이 끊기기 때문이다. 1년 단위 재계약인 김씨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3개월마다 재계약하는 경비원도 있다. 계약서를 자주 쓰는 아파트는 경비원을 수시로 해고하는 곳이다.

불투명한 재계약과 하청으로 이어지는 고용 구조는 경비원 입을 열지 못하게 하는 자물쇠로 작용한다. 김씨는 "해고당할까 봐 갑질을 당하고도 안 따지고 안 나서고 아무 소리도 안 하고 버티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나 하나라도 희생해서 다른 사람이 편하지 않겠나 싶어서 이렇게 나서고 인터뷰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내가 인터뷰할 일이 없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ace@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위례과천선 광역철도 민자적격성 통과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경기 과천시와 서울 강남구, 송파구 일원을 연결하는 위례과천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국토교통부는 위례과천 광역철도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7일 밝혔다. 위례과천선은 서쪽으로는 정부과천청사, 동쪽으로는 송파구 법조타운과 위례신도시를 연결하고 북쪽으로는 강남구 압구정까지 연결하는 총 연장 28.25km의 광역철도 사업으로 민간투자방식으로 지어진다.  위례과천선 노선도안 [자료=국토부] ※노선 미확정 위례과천선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후 2021년 12월 '대우건설 컨소시엄'에서 국토부에 최초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제안서 검토 및 지자체 협의과정을 거쳐 2022년 9월 민자적격성 조사에 착수했다. 민자적격성 조사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 양재첨단물류단지 개발 등 여건 변화가 발생했고 경제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사업계획 보완을 거쳐 올해 11월 최종적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본 사업 영향권에 있는 9개 공공주택지구에 총 8만6000명 규모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신규 철도노선을 통해 선제적으로 교통난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입주 예정 지구는 과천주암 공공지원주택지구, 서울강남 공공주택지구 등이다. 다만 노선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세부노선 및 역사는 실시협약 체결 시 확정‧공개할 방침이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내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제3자 제안 공고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협상까지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4-11-07 17:36
사진
의왕 오전왕곡, 1.4만 가구 들어선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2029년 개통예정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그리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연계되는 경기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 일대에 약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발표한 '주택 공급 방안' 후속 조치로 의왕 오전왕곡지구가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오전왕곡지구는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에 걸쳐 있고 187만㎡(57만평)에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의왕 오전왕곡은 경수대로·과천-봉담 간 도시 고속화 도로에 연접한 부지로 산업 기능 유치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난개발 방지를 위한 계획적 개발이 요구되는 곳이다. 특히 지구 내 친수 공간이 풍부해 정주 환경이 우수하고 인접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등과 연계한 의료·바이오 산업 유치에 유리해 자족 기능 확보를 통한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직주 근접 생활 공간 조성이 전망된다. 의왕 오전왕곡은 서울시 경계에서 약 10㎞ 남측, 의왕 IC 인근으로 인접 지역에 의왕·군포·안산 신도시, 의왕고천지구, 의왕백운밸리 등이 위치하고 있다. 과천~봉담 도시 고속화 도로, 경수대로(국도 1호선)가 인접하고 있으며 의왕시청역(가칭) (동탄~인덕원선, 2029년 개통 예정)이 700m 거리에 위치한다. 현재 도시철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전왕곡지구는 주변에 형성되는 3개 광역철도와의 연계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인덕원-동탄선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GTX-C 노선 연계성, 인덕원~동탄선 접근성 강화 등 철도 교통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이와 함께 대상지 북측으로 월곶~판교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현재 주거단지로 바뀐 백운호수 일대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될 전망이다.  현 과천-봉담 고속화 도로와 경수대로(국도 1호선)의 연결 및 주변 도로 확충을 통해 서울 등 지역 간 접근성 개선 및 교통량 분산도 추진한다. 의왕 TG 광역버스 정류장을 활용한 광역 대중교통 환승 체계 개선과 오전동과 왕곡동으로 분리된 사업 지구 간 도로 연결 체계를 구축해 지구 간 단절을 해소하고 단일 생활권으로 조성한다. min72@newspim.com 2024-11-05 15: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