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학교에 발 디딘 1학년생 '얼떨떨'한 표정
2학년생, 3개월여만 첫 등교…친구들 보며 반갑게 인사 등 설렘 가득
일부 학교 등교 연기에 학부모들 불안감도…"체험학습 연장했으면"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아이가 학교 간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했어요. 어찌나 좋아하던지 '학교 빨리 보내달라'며 새벽 6시부터 일어나서 준비하더라고요."
27일 오전 9시 서울 성북구 월곡초등학교에는 부모님 손을 잡고 학교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약 3달을 기다린 1학년생들은 어린이집, 유치원을 벗어나 이날 처음 초등학교에 발을 디뎠다. 첫 등교인 만큼 아이들은 교과서가 가득 든 가방과 그동안 집에서 했던 과제물이 담긴 큼지막한 손가방을 든 채였다. 부모님의 배웅을 받은 아이들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가방을 두 손으로 꼭 쥔 채 교문에 들어섰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에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등교가 미뤄진 지 약 3개월 만에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 2학년, 유치원생들이 등교수업을 시작한다. 2020.05.27 alwaysame@newspim.com |
올해 첫 등교라 신경쓴 듯 하얀 블라우스에 원피스를 받쳐 입은 한 여학생은 학교 교문이 다가오자 방방 뛰며 첫 등교에 대한 설렘을 드러내기도 했다.
학교로 들어선 2학년생들은 친구를 발견하고 큰 소리로 "오랜만이야"라고 외쳤다. 목소리에선 반가움이 묻어났다. 학교 앞에는 교사들이 손 소독제를 들고 나와 "몇 반이야?" 등 다정하게 말을 건네며 반갑게 학생들을 맞았다.
학부모들은 그동안 집에서 첫 등교만을 손꼽아 기다린 아이들의 기대감을 전했다. 학부모 진민지(37) 씨는 "아이가 처음 만날 선생님이 어떤 분일지 무척이나 궁금해했다"며 "유치원과 다른 첫 초등학교 생활을 경험해보지 않아 아이가 첫 등교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 문모(42) 씨는 "집에만 갇혀 있다가 학교를 믿고 일주일에 2번 등교하게 되니 아이도 저도 정말 좋다"며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하루종일 마스크 쓰는 데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지만, '마스크를 꼭 쓰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등교를 일부 연기한 만큼 학부모들의 표정에선 불안감도 함께 엿보였다.
아이 등교를 도우러 나온 우미영(35) 씨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내키지 않았는데, 주변에 물어보니 다들 등교한다고 해 혹시나 아이가 뒤늦게 등교했을 때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까봐 오늘 등교하게 됐다"며 "우선 오늘 등교를 시켜본 뒤 불안하면 체험학습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초등학교의 경우 감염 우려에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가정학습을 해도 교외체험학습으로 인정해 최대 34일까지 출석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우씨는 "불안한 마음에 등교중지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체험학습 출석 인정 기간을 연장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등교를 하루 앞둔 전날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등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450여개 학교가 등교 개학을 연기했다.
이에 월곡초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등교 전부터 수차례 학교 소독 등을 마친 상태다. 점심시간에는 원하는 학생들에 한해 라텍스 장갑을 지급하기로 했다.
점심시간에는 학생 전원의 체온을 잰다. 모둠활동은 각 교사들의 재량에 따라 다른수업으로 대체한다. 교육의 일환으로 아이들은 지급받은 손 소독제로 본인의 책상을 직접 닦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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