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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한진그룹...조원태 회장, 자구안 마련·경영권 분쟁 '격랑'

기사입력 : 2020년05월31일 07:35

최종수정 : 2020년05월31일 07:35

자구안 마련 핵심 '송현동 부지' 매각, 서울시 개입으로 '안갯속'
3자연합 경영권 분쟁 움직임 본격화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진그룹이 또다시 난기류를 만났다.

재무구조 개선, 정부 지원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던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이 서울시의 개입으로 차질을 빚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 3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된 경영권 분쟁도 3자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의 공세가 시작되며 2라운드 국면을 맞는 분위기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 서울시 결정에 송현동 부지 매각 안갯속...한진그룹 "일단 계획대로"

31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조성 계획이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는 매각작업을 계획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3만7000여㎡에 이르는 송현동 부지를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였다. 현 가치는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1조2000억원 가량의 금융지원을 결정하고 한진그룹에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요구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유상증자로 1조원을 확보하고, 유휴자산 매각으로 1조원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5000억원이 넘는 송현동 부지는 한진그룹 자금 마련 계획의 핵심이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매각 주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이 같은 한진그룹의 계획은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해 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급제동이 걸릴 위기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7일 제7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했다. 결정안은 현재 북촌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해당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 서울시는 위원회 자문의견을 반영해 내달 중 열람공고와 같은 관련절차를 추진하고 올해 내 문화공원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 매입 예산을 약 2000억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가격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금 납부 기한도 최소 2년가량 걸릴 것으로 보여 한진그룹으로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완전히 결정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선은 매각 작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서울시의 결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강성부 KCGI 대표(가운데)와 3자 연합이 내세운 사내이사 후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왼쪽)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2.20 dlsgur9757@newspim.com

◆ 지분 매입에 주총 취소소송까지...3자연합 공세 본격화

송현동 부지 매각이 커다란 걸림돌을 만난 가운데 점차 거세지는 3자연합과의 공세도 부담이다.

3자연합은 지난 26일 한진칼 주주총회 결의 취소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3자연합은 지난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반도건설 지분 8.2%의 의결권 행사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되면서 3.2%의 지분을 잃었다. 대한항공 자가보험 및 사우회 지분 3.7%의 의결권 제한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3자연합은 당시 주총을 앞두고 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된 입증, 심리 과정을 거치지 못한 만큼 이번 소송을 통해 다시 따져보겠다는 계획이다. 3자연합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등 결의된 모든 안건이 취소된다.

동시에 3자연합은 한진칼 지분 매입 활동을 다시 재개했다. 지난 25일 기타법인이 한진칼 지분의 2% 가량인 보통주 122만4280주를 사들였는데, 업계는 해당 기타법인이 반도건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을 매입한 주체가 반도건설이 맞다면 3자연합의 지분율은 기존 42.75%에서 44.75%로 높아진다. 조 회장 측 지분이 41.5%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그 격차가 더 벌어지는 셈이다. 조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 주총 결과를 다 뒤집자는 3자연합 측 주장을 법원에서 받아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이미 3자연합은 경영권 분쟁 2라운드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그 수순대로 소송, 지분매입 등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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