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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정 능력 없는 국회

기사입력 : 2020년06월08일 09:49

최종수정 : 2020년06월08일 09:49

조승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

자정 능력 없는 조직이 신뢰를 얻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떤 조직이든 마찬가지다. 국민 신뢰도 최하위인 국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 국회가 자정 능력도 없다. 자정 역할을 담당할 국회윤리특별위원회(이하 윤리특위)가 없기 때문이다.

1991년 5월 이래 상설 상임위원회였던 윤리특위가 27년만인 2018년 6월 비상설 상임위원회로 전환됐다. 그 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다가 한차례 연장된 후 종료됐다. 그러니까 2019년 6월 이후에는 윤리특위가 아예 없어진 셈이다.

조승민 교수

우리 국회에도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이 있다. 느슨하고 형식적이며 선언적 내용이지만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를 어겨도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다. 징계안을 제출할 데도 없다. 설혹 접수하더라도 방치되는 것이다. 이러려고 애초에 여야가 비상설화를 합의한 것일까?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됐다. 그런데 그 출발이 썩 상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당선자는 임기 시작도 하기 전에 공천받은 당에서 제명을 당했다. 임기 개시 전날, 땀까지 흘리며 자신의 비리 의혹을 소명한 당선자도 있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심란한 국민의 심기는 그저 불편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자정 능력 없는 국회는 손을 놓고 있다.

상임위 배분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밥그릇 싸움에서도 윤리특위 문제는 저 끄트머리 어딘가의 사소한 문제로 치부되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별로 다루고 싶지 않다는 점에서 여야의 이해가 일치하는 주제일지도 모르겠다.

당으로부터 제명 당한 당선자도, 비리의혹이 제기된 당선자도 본인이 사퇴하지 않으면 의원직은 유지된

다. 그런데 임기가 시작됐으니, 이들에게 제기된 의혹은 이제 국회의 문제가 되었다. 당의 부실 검증 논란 등 당내 문제로 치부되던 때와는 차원이 달라진 것이다.

임기 시작과 함께, 의원들은 국민 세금으로 보좌진을 채용하고, 세비를 받고, 의원실을 운영한다. 한 명의 국회의원에게 4년 임기 동안 자그마치 34억원이 넘는 세금이 쓰인다고 한다.(국회예산정책처 분석)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들의 권한 또한 막강하다. 500조원이 넘는 예산(2020년 예산 기준) 심의권과 입법권이 대표적인 권한이다.

'국민의 힘으로 퇴출시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의혹이 제기된 의원에 대한 야당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이 주장은 국회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고백처럼 들린다. 국회는 아무 일도 하지 않거나 못하고,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만 쳐다보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하기야 이런 현상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긴 하다. 국회의원들 스스로도 자정능력이 없다고 인정해서 그럴까? 여야는 걸핏하면 고소, 고발을 남발한다. 국회에서 정치력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까지 검찰로, 법원으로 들고 간다.

동물국회의 재현이라고 평가받은 패스트트랙 몸싸움이 대표적이다. 여야 의원 간 대규모 고소, 고발에 더하여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까지 청구했다. '정치의 사법화'라는 그럴듯한 표현은, 쉽게 말해 국회가 문제해결 능력이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는 검찰과 법원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하는 기관이 국회다. 국정감사장이나 상임위원회에서 자신들이 고소, 고발한 사건 관련 질의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있다. 제대로 된 국정감사나 상임위 활동은 언감생심이다.

수사 결과 발표나 판결 후에는 또 한차례 소동이 일어난다. 결과가 자신들 입맛에 맞으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둥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는다.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온갖 비난을 퍼부어댄다.

'21대 국회에서는 의원들이 서로를 고소, 고발해서 사법부의 심판을 받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 바란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0대 국회를 마치며 한 말이다.

이 바램이, 여야가 담합해서 서로의 잘못을 덮어주라는 취지는 아닐 것이다. 국회가 강력한 자정 능력을 바탕으로,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라는 촉구일 것이다.

21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윤리특위를 상설화하고 그 기능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여론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거대 여·야당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여지없이 나타날까 우려된다.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상임위 배분에서는 격렬한 밥그릇싸움을 하지만, 여야 모두에게 불편한 자정시스템 마련은 적당히 넘어가는 합의(?)의 정신을 발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말이다.

국회는 윤리특위의 상설화와 실효적 운영방안을 포함한 강력한 자정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바라기는, 이를 위한 의지와 구체적 방안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원구성 협상 결과에 포함되었으면 한다. 코로나19에 지치고, 어려운 경제 상황 아래서 하루하루 힘든 삶을 영위하는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도리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조승민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현)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 △(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전) 고려대 평화연구소 수석연구원 △고려대 경제학과, 정치학 박사(숭실대: 이익집단정치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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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 김동선 경영 검증 시험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업계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 백화점 시장 점유율도 6%대로 내려앉았으며, 수익성도 악화되면서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이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 만에 거둔 성과가 미흡하자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앞세우며 간판을 교체하고 대대적인 리뉴얼을 꾀하는 사이에, 갤러리아는 유통업과 다소 동떨어진 신사업인 식품에 집중한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김 부사장은 명품 강화와 백화점과 호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두 가지로 본업 반등을 꾀하고 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한화갤러리아] ◆김동선 부사장 취임 1년...그룹 존재감은 UP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미래비전총괄이 올해 11월로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이 지났다. 현재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모멘텀,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미래비전총괄과 함께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 내 총 6개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김 부사장이 지난 2020년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보로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한 지 4년여 만의 일이다. 그는 그간 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져오면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2022년 갤러리아부문 전략부문장 전무에 선임됐으며, 이듬해 3월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유통·서비스부문을 김동선 부사장에게 물려주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갤러리아 지분도 올해 대폭 늘렸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11일까지 20일간 진행된 공개매수를 통해 2816만4783주를 확보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의 보유 지분은 기존 2.32%에서 16.85%로 높아져 2대 주주로 올라섰다. 1대 주주는 36.31%를 보유한 ㈜한화이고, 3대 주주는 한화솔루션으로 1.3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 외관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신사업 집중에 본업 경쟁력 약화 김 부사장 개인적으로는 그룹 안에서 존재감이 뚜렷해졌지만, 내실 경영엔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오히려 퇴보하며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주력 사업인 백화점의 사업 경쟁력은 약화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8%에서 2023년 6.8%, 올해 3분기에는 6.4%를 기록하며 꾸준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도 뒷걸음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매출 역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5억 원에 이어 3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호텔 사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3분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리조트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가량 줄어든 41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4억 원으로 전년 동기(179억 원)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다만 김동선 부사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파이브가이즈는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 등 식음료 부문 매출은 3분기 기준 370억 원으로 지난해 말(104억 원)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식음료 부문 매출 비중이 3분기 기준 전체의 9.4%대로 크지 않은 만큼 한화갤러리아 성장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백화점 매출 비중은 90.6%에 달한다. 본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에 오픈하는 에르메스 매장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본업으로 다시 눈 돌리는 김동선 이에 한화갤러리아는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로 승부수를 띄운 모습이다. 한화 유통·서비스 부문(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은 포인트 교차 사용 제도를 시행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으로 백화점과 갤러리아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G포인트'를 한화리조트를 비롯해 호텔 사업장과 골프장, 아쿠아플라넷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H-라이브 클럽' 포인트 역시 갤러리아백화점 등 한화갤러리아의 사업장까지 사용처를 확대한다. 지난달에는 통합 유니폼을 도입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강화했다. 통합 유니폼 도입은 각사 모두 10년 넘게 사용한 유니폼을 교체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확보하고 고객 인지도 제고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한 '명품관 리뉴얼' 계획 역시 수익성 반등을 위한 자구책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 웨스트관을 내년 하반기까지 리뉴얼해 이스트관과 마찬가지로 럭셔리 공간을 넓힐 방침이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위주로 이스트(EAST)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적었던 웨스트(WEST) 공간을 대폭 리뉴얼한다는 구상이다. '갤러리아=명품'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해 백화점 큰손인 VIP들을 잡아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미래비전총괄로서 단순 신사업을 넘어 향후 회사를 이끌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가시적 성과를 낸 파이브가이즈 등 식음료 부문은 물론, 본업인 백화점, 호텔 등을 포함해 향후 다양한 사업군에서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2024-11-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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