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제2 정의연' 막는다던 정부…기부금 관리 시스템 실효성 의문

기사입력 : 2020년06월10일 13:48

최종수정 : 2020년06월10일 17:20

강제성·의무 빠진 기부금통합관리시스템 '무용지물'
컨트롤타워 없이 따로 노는 부처…책임소재 불명확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정의기억연대 기부금 사용 의혹이 커지자 정부가 기부금통합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섰지만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기부금 관리 컨트롤타워 부재 및 사용 내역을 공개할 의무도 없어서 실효성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날 행안부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기부금품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려다 돌연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예정됐던 보도계획의 취소를 공지하면서 '조문 수정'을 연기 이유로 들었다.

앞서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은 정의연의 기부금 사용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기부금통합관리시스템'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부금통합시스템을 구축해 기부금 또는 후원금 모금 활동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며 "자신이 낸 기부금이나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알 수 있다면 국민들의 성의가 바르게 쓰이게 되고 기부 문화도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회계부정 의혹과 안성 위안부 쉼터 고가 매입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20.05.19 dlsgur9757@newspim.com

'기부금통합관리시스템'은 행안부가 내년 1월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기존 '1365자원봉사' 사이트의 일부인 '1365기부포털' 코너를 분리해 확대 개편하는 것이다. 기부금 모집단체 관련 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해, 부실회계·후원금 횡령 의혹 등을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뿐이고, 의무나 강제성은 없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부금을 더 편리하게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다"라며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 의무나 강제성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기부금 모금 내역과 사용 정보에 관한 공개 의무를 강화하는 법령 개정이 절실하다. 정부는 2018년부터 기부금품법 시행령 개정에 나섰지만, 2년이 넘어가도록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행안부는 기부자의 추가 정보공개 요청을 받으면 모집자는 7일 안에 해당 내용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법령 개정안을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 상정하려고 했으나, 기부금 단체 측의 반발로 미뤘다.

이에 지난해 12월 행안부는 기부금 모집단체 측 의견을 수렴해 수렴해 '7일 이내'를 '14일 이내'로 완화한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기부자 요청 시 정보 의무공개' 부분까지 삭제하고, '기부자는 모집자에게 기부금품 모집·사용 관련 장부 등의 공개를 요청할 수 있다'는 수준에 그쳤다.

당초 개정 취지에서 후퇴를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령 개정안은 지난 4일 차관회의를 통과해 9일 국무회의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행안부는 재수정을 이유로 또다시 연기했다.

게다가 기부금 관련 컨트롤타워 정부 부처가 없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결산서류는 국세청, 기부금품 모집관리는 행안부, 지정기부금단체 기획재정부, 사회복지 법인 담당은 보건복지부, 교육기부는 교육부 등 각 부처별 예산을 편성 받아간다.

이처럼 중구난방으로 담당 부처가 흩어져 있으면서, 기부금 악용 사례가 빈번히 발생해도 책임을 떠안는 곳은 없다. 2017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일명 '어금니아빠' 이영학, 기부금을 호화생활에 탕진한 엉터리 시민단체 '새희망씨앗' 사건 이후에도, 결국 제대로 된 해결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앙 정부가 나서서 효율적으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전현경 전문위원은 "정부는 기부금이 세금과 다른 민간의 자율적 기금이라는 측면을 존중해 기부자와 수혜자의 자율적 관계형성을 권장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선의의 기부자가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도록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행 비영리 등록 관리 제도는 사회적 비중이 커지는 다양한 비영리단체의 등록과 관리에 맞지 않아서 혼란이 더 가중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십수년 전부터 대안이 모색됐었는데 '미국식', '영국식'이다"고 했다.

'미국식'은 면세자격을 부여하는 국세청 격의 IRS가 면세비영리단체의 수입지출정보를 매우 상세하게 받아서 공개하게 하고, 이 중 1%를 무작위로 감사해 비리가 걸리면 바로 설립취소 등 실력행사를 한다. '영국식'은 비영리등록과 관리를 전담하는 '전문위원회'를 설치해 관리뿐만 아니라 역량지원 등을 아끼지 않는 모델이다.

전 연구위원은 "한국에서는 두 가지 방식이 혼합된 방식으로 진행되어 오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한국은 국세청 공시가 강화되고 공시를 전체 비영리로 확대했다는 점, 그리고 지정기부금단체 감독기능을 국세청이 위임받았다는 점에서 미국모델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두 방식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비영리단체의 등록과 공익확대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ur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환율 한때 1480원대...2009년 3월이후 최고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이 나타나고 있다. 2024.12.27 mironj19@newspim.com   2024-12-27 12:56
사진
'모바일 주민증' 27일부터 시범 발급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앞으로 17세 이상 국민 모두가 주민등록증을 스마트폰에 담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27일부터 전국민의 신분증인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한다고 26일 밝혔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행안부 제공2024.12.26 kboyu@newspim.com 행안부에 따르면,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 먼저 세종특별자치시, 고양시 등 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 발급을 해 시스템 안정성을 검증한 뒤 내년 1분기 중 전국에서 발급할 계획이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주민등록법령에 따라 개인 스마트폰에 발급되는 법적 신분증으로, 기존 주민등록증을 소지한 모든 국민(최초 발급자 포함)이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2021년부터 제공된 모바일 운전면허증, 국가보훈등록증, 재외국민 신원확인증에 이어 네 번째 추가되는 모바일 신분증이다. 행안부는 먼저 세종시, 전남 여수시, 전남 영암군, 강원 홍천군, 경기 고양시, 경남 거창군, 대전 서구, 대구 군위군, 울산 울주군 등 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하며, 이후 내년 1분기 중으로 전 국민에게 발급할 계획이다. 시범 발급 기간 동안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해당 지역인 주민들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IC주민등록증'을 휴대폰에 인식시키거나 'QR 발급' 방법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신청할 수 있다. 전면 발급 시에는 정부24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시 6개월 이내의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QR 발급 방법은 사진 제출이 필요 없지만, 주민등록증 사진이 오래된 경우 모바일 신분증 앱에서 안면 인식이 어려울 수 있어 재발급 후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이 가능하다. 한편,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을 적용하여 개인정보 유출 및 부정 사용을 방지하고 높은 보안성을 제공한다. 본인 스마트폰에만 발급되며, 분실 시에는 잠김 처리되어 도용을 막을 수 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1968년 주민등록증 도입 이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변화가 이루어졌다"며 "이번 시범 발급을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oyu@newspim.com 2024-12-26 13: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