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회사 4개사, 물류센터·하청업체 31개소 근로감독
노동관계법 위반 총 243건 적발…근로기준 분야 98건
고용부 "온라인 유통업체에 대해서도 근로감독 검토"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택배회사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노동환경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장근로, 임금체불, 휴게시간 미부여, 불법파견 등 법 위반 사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배송업무가 급증해 장시간 노동 등 법 위반이 우려되는 주요 택배회사 물류센터를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근로감독을 실시해 그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근로감독은 택배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 택배회사 4개사 및 물류센터 11개소, 하청업체 17개소를 대상으로 택배 상·하차 및 분류업무 종사자들에 대한 노동관계법 준수 여부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근로감독 결과 총 243건의 노동관계법 위반(근로기준 분야 98건, 산업안전보건 분야 145건)이 적발됐다.
우선 근로기준 분야의 경우, 원청업체인 택배회사 물류센터 11개소 중 8개소에서 총 15건, 하청업체 17개소 전체에서 총 83건의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전체 근로감독 대상 중 물류센터 3개소를 제외하고 대부분 사업장에서 노동관계법 위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고용노동부] 2020.06.28 jsh@newspim.com |
내용별로는 하청업체를 중심으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위반, 연장근로수당·주휴수당·연차휴가수당 미지급, 불법파견 등이 확인됐다.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위반 과 관련해서는 총 11개 사업장에서 법 위반 사례가 발생했다. 3개소에서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 없이 1주 12시간 이상 연장근로를 실시했다. 또 6개소는 다음날 근로일까지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보장하지 않았고, 2개소는 1일 근로시간이 4시간 이상인 단시간 근로자에게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다.
임금과 관련해서는 17개 하청업체 전체에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등 총 12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이외 불법파견도 7개소(1차 하청 2개소, 2차 하청 5개소)에서 적발됐다. 원청 택배회사로부터 택배 분류 및 상·하차업무를 수탁받은 1차 하청업체 2개소가 2차 하청업체 5개소에 도급을 통해 재위탁 하고도 2차 하청업체 근로자를 직업 지휘·감독하는 사례가 여전히 발견됐다.
이와 함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총 145건 확인됐다.
주요 위반사항은 컨베이어 등 협착 위험설비 방호조치 미실시(50건), 노동자 건강검진 미실시(11건), 근골격계질환 방지조치 미흡(9건), 안전교육 미실시(22건), 보호구 미지급 등(53건)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이번 근로감독 결과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한 후속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무허가 파견이 적발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파견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임금체불 등 기초노동질서 위반에 대해서는 시정지시와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감독대상에서 제외된 택배회사 물류센터에서도 노동관계법이 준수되도록 감독결과를 배포하고, 지방노동관서를 통해 지역별 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덕호 고용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택배회사 물류센터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상당수가 비정규직으로 노동 강도에 비해 근로조건은 취약해 보호가 필요하다"면서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배송 업무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택배업계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온라인 유통업체에 대해서도 근로감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