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인멸 도망 우려 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텔레그램 '박사방'과 'n번방'에서 제작한 아동 성착취물을 재판매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를 받는 이모(26) 씨에 대해 "범죄사실이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텔레그램 '박사방', 'n번방'에서 제작·유포된 아동성착취물을 다시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모씨가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0.06.30 dlsgur9757@newspim.com |
재판부는 "피의자가 다크웹 등을 통해 판매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규모와 그로 인한 피해 정도 등에 비춰 사안이 중대하다"며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수사 및 심문과정에서의 진술 태도 등을 종합해 보면 피의자는 증거 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이씨는 '피해자들에게 하실 말씀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 너무 죄송하다"고 답했다.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인정한다"고 했다.
'영상을 판매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는 "그때 너무 힘들어서 잘못된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절대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지난 26일 이씨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조주빈과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25) 등이 제작한 아동 성착취물을 소지, 재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3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아동 성착취물 3000여개를 구매한 뒤 다크웹을 이용해 재판매하고, 그 대가로 110만원 상당을 가상화폐(모네로)로 받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n번방 사건을 수사하면서 유료회원이 아닌 단순 재유포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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