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이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전직 비서 성추행 혐의 피소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종결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0일 박 시장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박 시장 유족과 협의해 시신 부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고 유서도 발견되지 않으면서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경찰과학수사대원들이 10일 새벽 서울 북악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2020.07.10 yooksa@newspim.com |
경찰은 "구체적인 사안은 수사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특별한 타살 혐의점이 없다"며 "향후 변사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심도 깊은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전직 비서 성추행 혐의 피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리될 전망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8일 전 비서 A씨로부터 성추행 혐의 고소를 당했다. A씨는 이날 밤 변호사와 함께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는 2017년 이후 박 시장의 성추행이 이어졌으며, 텔레그램을 통해 개인적 사진을 수차례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진술에는 더 많은 피해자가 있지만 박 시장이 두려워 아무도 신고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시장이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되면서 A씨의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게 됐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에 따르면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게 돼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거기에 대해 수사 중"이라면서도 "세부적 사안에 대해서는 고인의 명예와 유족 명예, 사자 명예 부분도 있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시민들은 박 시장 사망 소식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성추행 의혹의 진실 규명이 어렵게 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일부는 '전직 비서는 어떻게 되나', '피해자들은 사과 한마디 못 받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9일 시장으로서의 당일 일정을 모두 취소한 박 시장은 오전 10시 44분쯤 종로구 가회동 시장 관사를 나와 10시 53분쯤 명륜동 와룡공원으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박 시장의 딸은 오후 5시 17분쯤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실종신고를 했다.
수색작업에 나선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자정쯤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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