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하자고 할 때는 내팽개치더니 책임을 묻나"
"다른 나라 대통령이 연설했나...현실과 동떨어져"
[서울=뉴스핌] 송기욱 김태훈 기자 =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협치의 실패'를 언급한 것을 놓고 비판을 쏟아냈다.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개원식을 마치고 나오면서 "(대통령이) 협치 노력했다는데 어떻게 협치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국회 개원식에서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 2020.07.16 leehs@newspim.com |
초선인 김웅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 앞에서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우리에게 미안하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면서 "협치하자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 내 중진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협치를 하자고 할 때는 다 내팽개쳐놓고 이제 와서 협치가 되지 않은 책임을 거꾸로 얘기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적반하장"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연설에 자기 자랑 밖에 없다. 국민들은 힘들어 쓰러지려 하는데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흠 의원 역시 "다른 나라 대통령이 와서 연설한 것 같았다. 피부에 와닿지 않고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만 하고 갔다"면서 "아주 무의미한 연설이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점식 의원은 "모든 것을 남 탓하고 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도 잘못되면 다 국회 탓이라고 하는 남탓 정권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면서 "협치의 정신을 망각한 것은 민주당이고 대통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국회부의장직을 고사한 정진석 의원은 "말로는 협치를 강조하는데 행동이 실천으로 옮겨지질 않으니 신빙성 있게 들리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개원식 주인공은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이어야 하는데 대통령이 주인공인 것처럼 됐다"면서 "대통령 연설이 너무 장황하다. 개원을 축하하고 가는 건데 와서 시정연설을 하시니 좀 과하다. 오죽하면 여당 의원들도 너무 길지 않았느냐고 했겠나"라고 평가했다.
21대 국회는 개원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당의 일방적인 상임위원회 구성과 야당의 보이콧으로 인해 공전하던 국회는 임기 시작 47일 만에 극적 합의를 이뤄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개원연설을 통해 "국민의 정치의식은 계속 높아지는데 현실정치가 뒤따라가지 못했다"면서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국회 시정연설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소통하고자 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국민들 앞에서 협치를 다짐했지만 실천이 이어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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