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로는 드물게 테마주 '훈풍'
IPO 앞둔 빅히트 지분 12.2% 보유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연일 강세를 보이던 디피씨 주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디피씨는 전자레인지 부품인 HVT와 노이즈필터, 인버터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올해 초 'BTS(방탄소년단) 테마주'로 엮이며 반년 새 무서운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디피씨의 종가는 전날 대비 3.37% 하락한 1만7200원이었다. 지난 17일 신고점인 1만9200원을 찍은 이후 두 차례 조정을 받았다.
최근 3년 간 주가 변동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캡처] |
디피씨는 지난 1997년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 2년 전 3000~4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최대 6배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디피씨가 기록한 최고가는 5850원(2019년 11월 12일)에 불과했다. 불과 8개월 만에 수익률이 300%에 달한다.
본격적인 주가 상승은 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IPO(기업공개)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지난 1월 31일 빅히트가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증권사에 보낸 것으로 알려지며 디피씨를 비롯한 테마주들의 주가가 상승했다.
디피씨는 빅히트에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모회사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사모투자 합자회사 형태로 빅히트의 지분 12.2% 보유했다. 향후 빅히트의 지분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투자자인 디피씨에 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빅히트 상장 기대감에 연초 1만1000원대를 돌파한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월 23일 3645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동학개미운동과 함께 증시가 살아나면서 현재 2만 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최근 6개월 새 주가 등락률만 319%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20.07.20 alice09@newspim.com |
주가수익률(PER)도 46.23배로 크게 올랐다. 순이익이 100원이면 주가는 4798원이라는 뜻이다. 현재 코스피 시장 평균 PER은 25.80배(22일 기준)이고, 자금이 몰린 제약바이오·인터넷·게임주 등과 달리 제조업체가 몸집을 물린 경우는 드물다.
디피씨의 주가는 한동안 빅히트 상장 소식과 연동될 전망이다. 빅히트는 지난 5월 2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예비심사 결과는 영업일 기준 45일 이내에 통보되므로 7월 29일 이내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예비 심사에서 통과하면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거쳐 증권시장 상장 일정을 정하게 된다. 이르면 9월 중 상장이 예상되며, 늦어도 연내에는 IPO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빅히트의 예상 기업가치는 5조원까지 전망된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국내 빅3 연예기획사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액수다. 23일 기준 JYP의 시가총액은 1조 1145억 원이며, SM과 YG는 각각 7292억 원, 7072억 원이다. 빅히트는 지난해에도 3사 총합(약 859억 원)보다 높은 영업이익(987억 원)을 기록해 주목 받았다.
한편 디피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654억 원, 영업이익 140억 원을 기록하며 최근 3년 새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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