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절차 개시되면, 티켓값 선지급금 회수
우선순위 밀려 회수 어려워…대손상각 처리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과의 인수합병(M&A) 결렬을 공식화 한 가운데 신용카드사들은 이스타항공의 항공권 미수금 100억원 가량을 돌려받지 못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이 자력 회복이 어려워 청산에 들어갈 경우 절차에 따라 미수금 회수 청구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카드사 미수금은 우선순위가 밀려 사실상 회수가 어렵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2020.07.14 mironj19@newspim.com |
2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양측이 계약 파기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사실상 인수합병 계약이 사실상 파기됐다. 인수합병 이후 미수금을 청구할 계획이었던 카드사들은 100억원 가량의 항공권 미수금을 전액 손실처리 할 처지에 놓였다.
항공권 결제는 고객이 카드를 이용해 항공권을 결제하면 카드사가 항공사에 해당 금액을 선지급하고, 고객으로부터 매월 대금을 정산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반대로 항공권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카드사가 항공사로부터 선지급금을 환불받은 뒤 고객에게 돌려준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고객들의 항공권 취소가 급증했고 극심한 자금난에 빠진 항공사들은 카드사로부터 받은 선지급금을 돌려줄 여력이 안 됐다.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항공사들은 카드사에 항공권 취소대금 지불 유예 요청까지 했다.
카드사는 차후 환불금을 돌려받기로 하고 고객에게 항공권 취소금액을 대신 지급했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절정기가 지난 4월 이후 카드사에 미납했던 취소대금을 돌려줬지만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부터 국제선‧국내선 모두 '셧다운'하면서 지금까지 취소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분기 1042억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자력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추가 지원이나 또 다른 인수 후보자가 없으면 청산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카드사들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법적 다툼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고 결과적으로 최종 결렬된 게 아니어서 지금은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약 이스타항공에 대한 청산절차가 진행될 경우 절차에 따라 미수금 회수 청구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미수금을 대손상각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카드사 미수금 채권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밀려 사실상 회수가 어렵다고 보기 떄문이다. 대손상각은 특정 채권 회수가 불가능할 때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청산절차에 들어가게 된다면 사실상 회수가 어렵지 않겠나"라며 "대부분 대손상각 처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