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실적 44% 급감…농협에 4위 내줘
순이자마진 줄었는데도 이자이익은 증가
하반기에는 보수적인 여신관리 나설 것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코로나19로 금융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신한금융지주가 상반기 '금융지주 순이익 1위'를 지켜냈다. 하나금융지주는 유일하게 순이익을 확대한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순이익은 크게 줄면서 농협금융지주와 순위가 바뀌었다.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8055억원으로 2위 KB금융지주(1조7133억원)보다 942억원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차액(780억원)보다 많은 수치이나, 2분기 실적만 비교했을 때는 KB금융(9925억원)이 신한금융(8731억원)을 앞섰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2020.07.28 bjgchina@newspim.com |
상반기 순이익 3위는 1조3446억원을 기록한 하나금융그룹이었다. 하나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순이익이 전년비 증가(11.6%)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이 44% 급감한 6605억원을 기록해 농협금융(9102억원)에 4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금융지주 실적 키워드는 '코로나'와 '충당금'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75bp(1bp는 0.01%포인트) 내리면서, 금융사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은행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및 서민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늘리면서 5대금융그룹의 순이자이익은 모두 확대됐다. 코로나 피해 확산 최소화를 위해 당국과 함께 다양한 지원책을 공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언택트 트랜드 확산에 따른 디지털 플랫폼 기반 영업도 확대되고 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디지털 채널을 통한 영업수익은 8360억원으로 전기대비 26.6% 확대됐다. 농협금융 역시 디지털전환 가속화, 마이데이터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발굴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코로나에 따른 하반기 연체율 확대 우려, 사모펀드 배상 이슈 등에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 적립액을 크게 늘렸다. 각각 ▲신한금융은 8210억원 ▲하나금융 5252억원 ▲KB금융 4979억원 ▲우리금융 4469억원 ▲농협금융 3228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우리금융은 "코로나 및 사모펀드 관련 불확실성에 대비한 비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했다"며 "이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전년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좀 더 보수적으로 여신관리에 나설 전망이다. 상반기에 대출을 빠르게 늘린 만큼 하반기에는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KB금융은 "부동산 규제, 금융시장 안정화로 여신 수요가 축소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보수적인 여신정책을 펼치되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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