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보험업 진출하면 상품 비교 수수료
막대한 고객정보 바탕 업계 판도 변화 예고
규제 사각지대 금융사고·소비자 편익 감소 우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사용정보가 기업이 아닌 고객에 속한 권리이기에 혁신을 위해서 금융정보를 빅테크사와 공유해야한다면 빅테크사의 검색정보도 고객에 속한 권리이기에 혁신을 위해서 다른기업, 스타트업과 공유해야 하지 않나? (중략) 왜 혁신은 남의 마당에서만 일어나야 하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내용이다. 최근 마이데이터 사업 관련 금융권과 빅테크 업체들간 정보공개 범위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한 쓴소리다.
지난 달 보험연구원의 국내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대상 설문조사에서, CEO 21%는 '온라인 플랫폼 등 새로운 경쟁자 출현'을 포스크 코로나 시대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빅테크(대형 플랫폼기업) 업체들의 은행권은 물론 보험 및 카드 등 2금융권 진출에 따른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거세다. 금융권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던 보험업계에 정보기술(IT) 혁신이 가져올 파급력이 상당할 전망이다. 이미 업계는 디지털보험사를 직접 설립하거나 IT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네이버의 경우 수수료 문제로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 시장 진출에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업계에선 시기의 문제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내년 상반기 영업 개시를 목표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진행중이다. 토스는 지난 2018년 법인보험대리점(GA) 성격의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를 설립을 통해 이미 업계에 발을 디뎠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0.08.26 tack@newspim.com |
보험업계는 이같은 빅테크 업체들의 보험시장 진출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한창이다. 특히 기존 금융법 규제를 적용받지 않은 상태에서 플랫폼 사업자들이 '막대한 고객정보'라는 우월적 지위를 활용, 보험시장 판도를 바꾸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빅테크 업체들로 인한 특정상품 쏠림이나 대형 금융사고 등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빅테크 업체들의 무분별한 보험업계 진출은 선의의 소비자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네이버가 자동차보험 견적비교를 준비하면서 보험사에 광고비 명목으로 보험료의 11%를 요구하려 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빅테크 업체가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 시장을 장악할 경우 기존 보험사들간 무한경쟁체재보다 보험상품 서비의 질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도박장에서 장기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결국 도박장 주인"이라며 "자동차보험 시장의 경우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는 보험사들간 사업비 경쟁에서 네이버만 배불리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박사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자동차보험이나 여행자보험, 미니보험 등 단기 손해보험쪽 진출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거나 아니면 온라인 비대면 자회사를 직접 설립하는 방식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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