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 챔피언스투어 데뷔전 찰스 슈왑 시리즈 2라운드에서 그다운 골프 규칙 활용해 우승
최경주는 챔피언스투어 세 번째 출전 대회에서 '톱10' 진입…어니 엘스 등과 함께 공동 7위
[서울=뉴스핌]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지난 6월16일 만 50세가 돼 미국PGA 챔피언스투어 출전자격을 획득한 필 미켈슨(미국)이 챔피언스투어 데뷔전에서 드라이버로 구제를 받고 러프에서 드라이버로 샷을 해 버디를 잡아 '과연 미켈슨'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첫날부터 선두로 나선 미켈슨은 결국 우승컵을 안았다.
필 미켈슨이 미국PGA 챔피언스투어 찰스 슈왑 시리즈 앳 오작스 내셔널 2라운드 9번홀 러프에서 구제받은 후 두번째 샷을 하기 위해 캐디로부터 드라이버를 건네받고 있다. 앞 오른쪽에 구제의 원인이었던 피뢰침 접지선이 보인다. [사진=미국PGA 챔피언스투어] |
지난 6월 만 50세가 된 필 미켈슨이 미국PGA 챔피언스투어 데뷔전인 찰스 슈왑 시리즈 2라운드에서 플레이하는 모습. [사진=골프다이제스트] |
미국PGA 챔피언스투어 찰스 슈왑 시리즈 앳 오작스 내셔널(총상금 300만달러) 2라운드가 열린 25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리지데일의 오작스 내셔널GC(파71) 9번홀(길이 597야드).
챔피언스투어 데뷔전 첫날부터 드라이버를 애용한 미켈슨은 그 홀에서도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다. 볼은 페어웨이 왼편 큰 나무 아래에 멈췄다. 나무 때문에 홀을 곧바로 겨냥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주위를 살피던 미켈슨의 눈에 나무를 따라 늘어진 케이블이 보였다. 피뢰침 접지선이었다. 큰 나무에 낙뢰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이 접지선은 보통 나무에 부착돼 있으나 미켈슨이 맞닥뜨린 것은 나무에서 떨어져 느슨했다.
미켈슨은 경기위원에게 "드라이버로 스윙하면 클럽 헤드가 와이어에 걸려 부상당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경기위원은 곧바로 미켈슨에게 구제를 허용했다<골프규칙 16.1a>.
비정상적인 상태로부터 구제를 받은 미켈슨은 이제 그린이 보이고 나무의 방해를 피하게 되자 캐디를 맡은 동생 팀 미켈슨에게 "드라이버를 달라"고 했다. 여전히 낙엽(솔잎)이 깔린 그 상황에서는 아이언으로 펀치샷을 하는 것이 정상인 것처럼 보였으나 의외의 선택이었다. 미켈슨은 드라이버로 또한번 승부를 건 것이다.
이 경우 플레이어가 드라이버를 치겠다고 하여 드라이버를 기준으로 구제를 받았지만, 구제를 받고 난 다음에는 다른 클럽을 사용할 수 있다.
사용 클럽은 달랐지만, 2010년 마스터스 최종일 13번홀 러프(솔잎 위)에서 6번 아이언샷을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볼은 그린앞 벙커옆에 떨어졌고 미켈슨은 프린지에서 구사한 네 번째 샷을 넣어 버디를 기록했다.
파5홀 러프에서 세컨드샷용 클럽으로 드라이버를 생각한 것, 구제를 받고도 솔잎 위에 놓인 볼을 드라이버로 친 것은 미켈슨 아니면 보기 힘든 장면이다.
미켈슨은 "볼 앞에 기둥이 있었다. 마침 바람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불고 있었다. 티업않고 드라이버를 치면 컷샷이 나오게 마련인데 나는 그 기둥 오른쪽을 겨냥했더니 볼이 바람을 타고 그린쪽으로 날아갈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켈슨은 최종 3라운드에서도 5타를 줄인 끝에 합계 22언더파 191타(61·64·66)로 우승했다. 팀 페트로빅(미국)을 4타차로 제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한편 미켈슨보다 생일이 한 달 정도 빠른 최경주는 챔피언스투어 세 번째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최경주는 3라운드합계 13언더파 200타(64·67·69)로 공동 7위를 차지했다.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