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료 떠난 적 없어…한 명이라도 처벌 받는다면 더욱 뭉칠 것"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전국 전임의들이 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에 반발, 사직서를 제출키로 했다. 정부가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강요를 멈추고 모든 논의를 의료계와 함께 원점에서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 전임의 일동은 27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이번 정책에는 처음부터 의료계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명서에서 일동은 "우리는 대한민국의 전임의다. 전임의란 전문의를 취득하고 끝없는 배움의 길을 걷고자 대학병원에 남아 진료, 연구, 교육, 수련을 겸하며 일하는 의사를 뜻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렇기에 우리는 정부와 일부 언론이 말하는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하는 의사가 아니다. 우리의 꿈은 오로지 몸과 마음이 아픈 환자들을 돕고 국가의 의료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런 우리의 꿈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기에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마치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것처럼 근거 없는 정책을 밀어붙이려 한다. 무너진 의료전달 체계가 개선되지 않은 채 진행되는 공공의대 설립과 의과대학 정원 확대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 자명하다"라며 "정책이 잘못됐음에도 정부는 철회할 수 없다고만 한다. 정말로 이것이 정부가 말하는 소통이고 논의인가"라고 반문했다.
전국 의사 2차 총파업 첫날인 지난 26일 서울대학교병원 본관에서 전임의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정일구 사진기자] |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등으로 파업에 대응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피력했다.
일동은 "우리는 파업이 시작된 첫날부터 오늘까지 단 한번도 코로나19 관련 진료를 포함한 필수 진료현장을 떠난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마치 우리를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불법시위를 저지르는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또한, 정부는 의사들이 협상을 하지 않으려 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정부가 무분별한 업무개시명령을 통해 공권력을 남용하며 우리를 겁박하고 있다. 거짓은 결코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전임의들은 "국민의 건강과 대한민국의 의료체계가 망가질 것이 불 보듯 뻔한 이번 정부의 정책 추진에 대해 강력히 반대함을 결의하며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만일 정부가 전임의뿐 아니라 후배 의학도들의 꿈마저 짓밟으려 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동은 "현 사태로 인해 단 한 명이라도 부당한 처벌을 받게 된다면 (우린) 더욱 더 뭉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일동은 "우리의 단체 행동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우리는 정부가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강요를 멈추고 모든 논의를 의료계와 함께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것임을 밝히는 즉시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역시 국민의 한 사람일 뿐"이라며 "정부는 모든 국민을 위해 부디 서둘러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달 7일에 이어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진행 중인 전공의들은 전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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