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 각국에서 속속 디지털세가 도입됨에 따라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할 처지에 직면한 미국 테크 기업들이 관련 비용을 앱 개발자들과 광고주들에게 전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터키 등이 디지털세를 도입한 가운데 애플은 1일(현지시간) 앱 개발자들에 부과하는 비용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애플은 독일의 경우 부가가치세(VAT) 변경 때문에, 영국·프랑스·이탈리아의 경우에는 디지털세 도입 때문에 개발자들에 부과하는 비용을 변경할 예정이고, 이들 국가에서 앱스토어 구매 가격은 변경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칠레·멕시코·사우디아라비아·터키의 경우 세금 변경에 따라 앱스토어의 앱 및 인앱(in-app) 구매 가격이 변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또한 며칠 전 광고주들에게 전달한 성명에서 "11월 1일부터 영국 디지털세 2%가 영국 내 광고를 위한 다음 인보이스에 포함될 것"이라며 "비용 조절은 영국의 디지털세 도입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도 지난 8월 초 영국에서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판매자들에 부과하는 비용을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세는 대형 테크 기업들의 모국인 미국과 유럽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이다. 백악관은 디지털세 도입이 미국 기업들을 차별하는 부당한 제도라고 비난하고 있다.
피치솔루션스의 선임 산업 애널리스트인 덱스터 틸리언은 "테크 기업들이 이러한 조치에 나서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다"며 "이들의 이미지는 다소 추락하겠지만 비용 전가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그저 세금 문제만이 아니라 경쟁에 대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테크 기업들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최종 소비자, 개발자, 판매자 등이 디지털세를 내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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