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군사 강국을 자랑하는 러시아가 코로나19 위기로 7년 만에 국방비를 삭감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현지시각) 러시아 정부가 내년도 국방비를 5% 삭감하는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저유가와 서방 제재로 수년간 러시아 경제가 침체기에 빠져든 데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재정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사회복지 쪽으로 지출을 늘린 것이 배경이다. 내년 9월 총선를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집권 여당 지지율이 하락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Sputnik/Alexei Nikolsky/Kremlin via REUTERS 2020.06.19.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의 국방비가 국가지원 산업 지출보다 줄어드는 것은 2014년 이래 처음이다. 사회복지 관련 예산은 약 10% 증가해 전체 예산의 25% 이상 차지하게 됐다.
러시아는 또 코로나19로 부족한 재정 등을 고려해 부자 증세를 대규모로 늘린다. 금속과 광물, 원자재 등 고수익 기업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며, 정률소득세에서 벗어나 연 수입 500만루블(766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에게 더 높은 세금을 매긴다. 또 100만루블(약 1500만원) 이상의 예금 보유자에 대한 세금도 징수하기 시작한다.
재정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부채 등 외부 차입도 추진한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재정이 흑자였으나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5%의 적자에 이어 내년에도 2.4%, 2022년 1%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외부 차입을 추진함에 따라 러시아 재무부는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올해 초 13%에서 내년 20%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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