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에서 바이러스를 없애는 효능을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는 민간기업에 이전해 무알콜 세정제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28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은 김치에서 분리한 자생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엔아이비알(NIBR) 97'의 배양액이 바이러스의 소독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최근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국립생물자원관이 2017년에 김치에서 분리한 항균력 우수 유산균 엔아이비알97 배양액을 올해 4월부터 최근까지 바이러스에 대한 소독 효과를 실험한 결과다.
연구진은 엔아이비알97 배양액을 병원성을 제거한 에이즈(HIV) 바이러스 등에 처리했을 때 유산균 배양액이 대부분의 바이러스를 파괴하고 A형 독감 바이러스(H3N2)에 대해서도 소독 효과(최대 99.999%)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리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파마슈티컬스(Pharmaceuticals)에 지난 23일 발표해 학술적 검증을 받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2019년 3월 ㈜셀텍에 엔아이비알97 배양 특허기술을 이전했으며, ㈜그린바이오와 ㈜엔피코리아는 ㈜셀텍에서 제공한 엔아이비알97 배양액으로 무알코올 세정제를 만들어 마우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99.99%)를 검증했다.
특히 부주의한 사용에 따른 화재 발생과 인체 손상 등의 사고 위험성이 있는 소독용 알콜을 김치 유산균 배양액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업체에서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분석기관에서 안전성 등의 검사의뢰를 마친 상태다. 검사에 통과하면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환경부의 담당 기관에 신고 및 승인 절차를 거친 후 판매할 예정이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독제 사용량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소독용 알콜을 자생 유산균 배양액으로 대체하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국립생물자원관은 가치가 있는 자생생물자원을 지속 발굴해 국내 생물산업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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