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기획 역량 및 인적 네트워크 강화
올해 교류 인원·부처 확대…스타트업파크 선정에 한몫
[대전=뉴스핌] 오영균 라안일 기자 = "현재 대전시 간부 중에서 중앙부처에서 근무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정윤기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퇴임을 앞두고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시정을 위해 채워야 할 부분을 묻자 중앙부처와의 인사교류라고 답하면서 지적한 대목이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대전시청 전경 2020.09.30 gyun507@newspim.com |
정 전 부시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자치분권이 앞으로 더욱 성숙해지고 지자체의 자율성이 더욱 높아지겠지만 그럴수록 지자체와 중앙부처간의 긴밀한 협조체계는 더욱 중요해진다"며 "중앙부처와 인사교류를 통해 중앙부처에서 정책기획 역량을 쌓고 인적 네트워크도 강화한 뒤 승진해 대전시의 간부로 돌아오는 선순환 인사교류가 정착돼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5급 팀장인 A씨는 "큰 물(중앙부처)에서 일하고 시로 다시 돌아오니 시야가 넓어졌다"며 "정부사업 공모 등을 진행할 때 중앙에서 일했던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간부 공무원은 물론 6급 이하 공무원들도 인사교류를 통해 중앙부처 경험을 해보는 게 공직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대전시도 지난해 정부 공모사업에서 잇달아 미끄러지자 올해부터 중앙부처와의 인사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예년 한 자리 숫자에 불과했던 인사교류 인원은 올해 두 자릿수로 늘었다. 4급 5명, 5급 4명, 6급 이하 4명이 중앙부처에서 일하고 있다.
인사교류 부처도 크게 늘었다. 그동안에는 행정안전부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올해는 행안부는 물론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과 인사를 교류했다.
시청 안팎에서는 지난 10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한 '20년도 스타트업파크 조성 사업 공모' 선정에 정부부처와의 인사교류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오른쪽 두번째) 지난 4월 대전역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그는 코로나19 해외유입 방지를 위한 대전시의 대응 상황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근무자를 격려했다. 이날 현장에는 허태정 시장과 행안부, 복지부 관계자도 동행했다. 2020.09.30 rai@newspim.com |
대전시에 온 중소벤처기업부 직원은 물론 중소벤처기업부로 간 대전시 직원이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등 대전시와 중소벤처기업부의 가교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정부부처와의 인사교류로 효과를 본 만큼 대전시는 인사교류 확대를 검토해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시 공무원들이 중앙부처와의 인사교류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청사가 대전과 인접한 세종에 있어 거리상 제약은 대폭 줄었지만 익숙함을 내던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여기에 중앙부처에 다녀와도 인사상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점도 세종행을 꺼리게 하는 대목이다. 새로운 환경에 도전했는데 그에 따른 열매가 없어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현재 대전시가 인사교류 공무원에게 가점을 주지만 승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인사 교류자에게 상향된 인센티브를 제공해 중앙부처를 오갈 수 있는 관문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로써 정 전 부시장의 조언처럼 경쟁력 있는 공무원이 중앙부처에서 일하면서 정책기획 역량 및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다시 시로 돌아와 시정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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