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영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휴먼 챌린지 시험'을 시도한다고 미국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휴먼 챌린지 시험은 건강한 피험자에게 백신 후보물질을 투여한 후 이들을 의도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 방식이다. 통상 대규모 피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는 백신 투여 후 자연적인 상태에서 피험자들을 관찰하며 감염 여부를 조사한다.
코로나19 백신 이미지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CNN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휴먼 챌린지 시험을 위해 영국 제약사 에이치비보(Hvivo)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에이치비보는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과 협력해 시험을 진행한다.
휴먼 챌린지 시험은 논란이 지속되는 방식이다. 찬성하는 쪽은 피험자 모두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이 확실하므로 수백명의 피험자만으로도 더욱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반대하는 측은 현재 확실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태에서 일반인을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지 않을뿐더러, 젊고 건강한 자원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더욱 광범위한 인구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휴먼 챌린지 시험은 콜레라, 장티푸스, 말라리아, 독감 등의 백신 개발을 위해 활용된 바 있으나, 효과적인 치료제 없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이치비보는 휴먼 챌린지 시험의 첫 단계로 2021년 초부터 특성 연구를 시작한다. 소수의 건강한 자원자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켜 감염 증상을 일으키는 최소한의 노출양을 알아내는 것이다.
에이치비보는 내년 중으로 3가지 백신 후보물질의 효능을 테스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특성 연구와 본격적 백신 시험은 영국 규제당국의 윤리적 검토를 거친 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자원자들은 기저질환 유무 등 강도 높은 건강 검진을 통과해야 휴먼 챌린지 시험에 참가할 수 있다. 에이치비보는 18~30세로 자원자의 연령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코로나19 환자와 달리 이 시험에 참여하는 피험자는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렘데시비르를 투여하게 되지만, 현재 세계보건기구(WHO)가 렘데시비르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확실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특성 연구가 완료되면 3가지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본격적인 시험이 시작된다. 시험 대상 약물은 아직 임상 3상에 도달하지 못한 후보물질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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