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익 다각화 노리고 車금융 시장 속속 진출
캐피탈 평균금리 13~17%…카드사比 많게는 10%p↑
"경쟁 치열할수록 금리 낮아져…고금리상품 인기 낮아"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매매 시장 진출 선언으로 국내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속속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상황에서 카드사보다 10%p 가량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KB캐피탈 등 주요 캐피탈사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캐피탈사 중 중고차 할부금융 상품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이 KB캐피탈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주요 카드‧캐피탈사 중고차 할부금융상품 금리 비교. 2020.11.03 Q2kim@newspim.com |
국내 신용평가 3사의 신용등급 5등급을 대상으로 36개월 할부 상품 기준(기준일자 올 9~10월) KB캐피탈의 최저‧최고 금리는 19.9%다. 전분기 평균 실제금리는 17.74%다. 실제금리가 최저 금리보다 낮은 이유는 자체 프로모션 등 할인금리가 적용된 탓이다.
이어 신한캐피탈이 전분기 평균 15.37%(최저 13.9%, 최고 17.5%), 하나캐피탈 14.72%(최저 5.9%, 최고 19.9%)였다.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의 최저 금리는 3.5%로 가장 낮았으나 최고 금리가 22.9%로 가장 높게 책정되면서 전분기 평균 실제금리는 13.44%였다.
뒤늦게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든 카드사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았다. 신한카드는 12.38%(최저 6.4%, 최고 19.9%), KB국민카드는 6.93%(최저 10.88%, 최고 13.38%)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자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으로 뛰어드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은 지난 2017년 1730억원에서 2년만에 242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1324억원을 벌었다.
업계는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이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매매업에 진출할 경우 대표적인 '레몬마켓'(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저품질 제품만 거래되는 시장 상황)으로 꼽혔던 중고차시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치열한 경쟁을 통해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 금리가 내려갈 것이며 이로 인해 기존 캐피탈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캐피탈 업체는 평균 금리가 13~17% 수준인데 반해 카드사는 적게는 1%p, 많게는 10%p까지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 중고차 구매자 입장에서는 캐피탈사를 이용할 유인이 없는 셈이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고마진 고비용 시장이다. 새 성장동력이 필요한 카드사 입장에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업체는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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