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망치 대비 60% 높은 영업익 달성…'라우펜'이 견인
금호, 미국시장 즉각 대응…넥센, 체코공장 가동 어려움 지속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한국타이어가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달성하면서 다른 타이어업체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 호조의 원인 중 하나인 원자재 가격 하락은 다른 업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호타이어는 미국 내수 회복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비해 넥센타이어는 상대적으로 부진을 이어가며 양사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2247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 대비 60% 높은 실적이다. 매출액 역시 시장 전망치보다 11% 높은 1조8900억원을 달성했다.
한국타이어의 3분기 실적 호조는 교체용 타이어(RE) 판매 회복 덕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신차용 타이어(OE) 판매가 부진한 대신 타이어 교체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OE 대비 이익률이 높은 RE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은 11.9%를 기록, 전 분기 5.1%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한국타이어가 RE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보급형 브랜드인 라우펜의 성장 덕분이다. 라우펜은 저가 타이어 시장에서 높은 품질을 찾는 소비자들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우펜은 지난 2015년 말 브랜드 론칭 이후 지난 9월 최고 판매를 달성했고, 9월까지 올해 누적 판매 역시 북미 53%, 유럽 13%의 성장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올해 라우펜 판매가 작년 대비 30% 증가한 580만개, 2023년까지 1000만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매출 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자재 가격이 작년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이익률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RE 시장 회복 등 영업환경이 일부 개선된 데 비해 실적 발표를 앞둔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증권업계는 3분기 금호타이어 영업이익이 250억원을 기록해 선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전망치인 180억원에도 못 미칠 거란 예측이 나온다.
양사 실적이 상반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 중 하나는 현지 공장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 공장을 통해 현지 시장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미국 타이어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그에 맞게 현지 공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고 말했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미국 물량의 대부분을 한국과 중국 공장을 통해 수출로 조달하고 있다. 작년 말 가동을 시작한 체코공장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생산능력을 늘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존 라인 가동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RE 시장을 중심으로 타이어 수요가 조금씩 회복됨에 따라 일부 가동을 멈췄던 공장들이 안정화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원자재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어 4분기 실적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