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더 떨어진다" 달러 매입수요 높아질 듯
뉴욕증시 강세에 '서학개미' 달러 확보전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시중은행 달러 예금이 한 달여 만에 8억달러 넘게 불었다. 달러/원 환율이 1110원 아래로 뚝 떨어지자 저가매수를 노린 수요로 분석된다. 국내외 투자은행(IB)들을 중심으로 환율의 추가 하락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데다가 일명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열풍으로 달러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자산 전문가들은 분할매수와 장기 보유시 달러 ELS 상품을 권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예치된 달러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521억3200만달러에 이른다. 지난달 16일(512억9700만달러)와 비교하면 4주만에 8억3500만달러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은행 달러예금 합산. 2020.11.18 lovus23@newspim.com |
달러 값이 저렴해지자 개인투자자들은 일단 '사두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16일 기준 1106.6원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당국의 구두개입 이후에도 하락세를 이어간 결과 10월말과 비교해 무려 28.5원이 급락했다. 이처럼 환율이 빠르게 내리는 이유는 달러 가치가 백신 개발 호재가 연달아 나오면서 하락하고 있는 반면, 원화와 커플링 경향이 짙은 위안화 환율은 201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찍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추가 하락할 경우 달러 매입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의 대선 승리와 공화당의 상원 수성이 아시아 통화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바이든 당선자가 공약한 재정부양책의 규모 조정이 불가피해지면서 미국 시장 금리 상승이 제한돼 아시아 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주식 투자 열풍도 달러 보유량을 늘리는데 한몫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달 들어 1~16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입액은 49억달러로 지난달(73억달러) 규모를 거뜬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는 미국의 경제 지표에 대한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백신 개발 호재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테슬라가 S&P500에 편입에 성공하며 투자 열기를 높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분할 매수를 권했다. 정성진 국민은행 양재 프라이빗뱅커(PB)센터 PB는 "현 수준인 달러당 1107~1108원정도의 환율이 올해 3월에 비해선 많이 내려왔지만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저점에 왔다고 보긴 어렵다. 따라서 환율 전망이 어렵기 때문에 자산을 원화와 달러로 분산 배분을 할 필요가 있다"며 "1100원대, 1090원대, 1080원대 영역에서 분할 환전을 권고 드린다"고 전했다.
오경석 신한pwm태평로센터 PB팀장은 "최근 채권금리가 하락 함에 따라서 미 달러화 투자 상품도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단기 환차익을 위한 투자라면, 외화 정기예금 및 외화 DLB(3/6개월제)를, 차후 테이퍼링을 감안하여 통화분산차원의 장기보유 목적이라면 채권과 주식의 중간성격인 달러 ELS 상품을 권고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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