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눈 부위에 주사기 이용 금사 투약…1·2심 벌금 300만원
"동의 있어도 처분 권한은 의사에게"…위법성 조각 사유 기각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자연치유사 자격증을 보유한 비의료인이 금사(金絲)를 주입하는 시술은 환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해도 불법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백모 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벌금 300만원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재판부는 "원심판결에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 정당행위 및 죄형법정주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며 "피고인에 대해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피고인)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백 씨는 지난 2018년 3월 4일부터 같은 해 10월 18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이모 씨의 눈 부위 등에 주사기를 이용해 금사를 투입했다.
또 청주시 흥덕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김모 씨의 눈 부위 등에 주사기를 이용해 금사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의료인이 아님에도 의료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 씨는 대한민국자격검정관리협회의 대체의료 자격증과 대한금사학회의 금사자연치유사 자격증을 취득한 자다. 금사자연치유요법이란 주사기를 이용해 피부에 금사를 주입하는 시술이다. 백 씨는 자신의 행위가 의료법상 규정된 의료행위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백 씨가 행한 시술이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백 씨가 국내 교육 과정 절차를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허를 받지 않은 이상 의료법에서 정하고 있는 의료인이 아니라고도 인정했다.
비록 백 씨가 필리핀 보건부 대체의약청에서 발급한 자격증을 갖고 있긴 하지만 이 사건 시술 행위가 의료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가 할 수 있는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환자들의 요청과 승낙 하에 무상으로 시술을 했다며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백 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중대한 위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의료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처분 권한이 환자 개개인의 의사에 맡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며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1·2심은 이 같은 이유로 백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 역시 원심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백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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