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경영권에 중립성 유지하겠다는 산은, '국민 기만'
부실 항공사 통합에 따른 구조조정 불안감 근거 있어"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KCGI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산업은행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향해 "실사 없이 인수계약을 맺고 자금을 집행하는 행위야말로 투기자본행위"라고 주장했다.
KCGI는 24일 "산업은행과 조원태 회장의 이익만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부실에 대한 실사 없이 1조8000억원에 인수계약을 맺고 10여일 만에 자금을 집행하려 한다"며 "납세자인 국민은 물론 대한항공, 한진칼의 주주와 소비자 모두를 희생시키는 행위"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2.20 dlsgur9757@newspim.com |
지난 23일 한진그룹은 KCGI의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두고 "회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진정한 의미의 주주라면 이번 통합이 가지고 올 장기적 효과를 감안해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며 "이러한 공감 없이 단기적인 시세차익에만 집착하는 KCGI는 투기 세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KCGI는 "항공업 재편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대출이나 의결권 없는 우선주 발행, 자산매각, 기존 주주에게도 참여기회를 주는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 등의 대안이 있다"며 "여러가지 핑계로 이러한 방법을 무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진칼 경영권에 대해 중립성을 유지하겠다는 산은 입장에 대해서는 "국민 기만"이라고 규정했다. KCGI는 "기만이 아니라면 산은과 조 회장만 경영권 보장 계약을 체결하고 이면합의를 공개하지 못하는 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CGI는 산은의 한진칼 지원이 항공사 직접 감독은 포기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KCGI는 "산은은 대한항공과 진에어에 이사 지명권이나 의결권을 갖지 않고, 한진칼에 대해서만 권한을 갖는다"며 "1조원에 가까운 혈세를 추가 투입하면서 한진그룹 내 항공 계열사와 알짜 비항공계열사의 경영은 조 회장 일가에게 방치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이 제시한 7대 의무는 주주가 아닌 채권자 지위에서도 확보할 수 있다고 KCGI는 주장했다. 이들은 "아시아나항공에서 실패했던 채권단의 감시감독이 성공하려면 더 엄중해야 한다"며 "기업의 자율성 측면에서 산은이 과도하게 관여하게 되는 항공업 재편방안이 옳은 길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11만 임직원의 고용이 중요한데, 경영주인 조원태 회장의 13억 연봉 삭감이나 정석기업 지분 처분 등 아무런 자구노력조건도 없이 2개월만에 인수계약이 진행된 것은 졸속"이라며 "부실 항공사 통합이 절박하다면서 구조조정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임직원들의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은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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