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트럼프 발언 중 승복 선언에 가장 가까운 언급"
트럼프 "패배 인정 어려워...취임식까지 많은 일 있을 것"
선거인단, 12월14일 공식 투표...1월6일 의회 당선 선언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이번 달 앞서 치러진 대통령선거 결과에 불복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조 바이든의 당선이 확정되면 백악관을 떠나겠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인단이 조 바이든에게 투표해 그가 당선자로 인증받으면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주둔 미군과 추수감사절 기념 화상간담회 후 취재진에게 말하고 있다. 2020.11.26 |
그는 선거인단이 바이든에게 투표하면 백악관을 떠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분명히 그럴 것"이라며 "여러분도 알고 있지 않은가"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에서 승복 선언에 가장 가까운 것이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패배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사기가 발견됐다"고 말하는 등 지난 대선에서 부정행위가 일어났다는 주장을 재차 되풀이했다.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금부터 내년 1월20일(차기 대통령 취임식)까지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엄청난 사기가 발견됐다"고 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바이든은 미국 전역에서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에 승리에 필요한 과반 270명을 크게 웃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2명에 그쳤다. 바이든은 득표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600만여표 앞섰다.
미국 대선은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승자가 되는 제도가 아니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를 골라 표를 던지지만 투개표는 주별로 실시돼 각 주에서 승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국에는 유권자의 대표와 같은 존재인 선거인단이 각 주의 인구에 따라 할당돼 있고,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어 승리한 자가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획득(승자독식제, 네브라스카·메인 주는 제외)한다. 미국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 270명 이상을 얻으면 최종 승자, 즉 차기 대통령이 된다.
각 주의 선거인단은 오는 12월14일 공식 투표를 한다. 선거인단은 투표용지에 각 주에서 승리한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의 이름을 기재해 투표한다. 그 뒤 선거인단 투표의 개표가 진행되고 내년 1월6일 연방의회에서 당선자가 선언된다. 대통령 당선인는 미국 헌법에 따라 1월20일 정오에 선서하고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불복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바이든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법원에서 불복 소송이 잇따라 기각되자 정치권 안팎에서 그에게 승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차기 대통령 당선을 확정 지은 지 2주일여 만에 정권이행 절차를 용인하는 자세로 돌아섰다. 바이든도 첫 내각 인선을 발표하면서 정권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