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경제지도기관 임무 실태 지적...환전상 처형도
北 경제난 갈수록 심각...전문가 "책임 전가로 내부 수습"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확대회의를 열고 경제 기관을 질타했다. 내년 초 열리는 제8차 당대회를 앞두고 경제 문제 해결에 온 힘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경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경제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책임을 실무자들에게 전가하고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제8차 당대회 준비상황을 점검했다고 노동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사진 = 노동신문] 2020.11.30 oneway@newspim.com |
◆ 경제기관 공개 질책한 김정은...환전상 처형하는 등 극단적인 모습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3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1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8차 당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신문은 이날 회의 내용을 전하며 "경제지도 기관들이 맡은 부문에 대한 지도를 주·객관적 환경과 조건에 맞게 과학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관주의와 형식주의를 극복하지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의 경제정책 집행을 위한 작전과 지휘에서 과학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무한한 헌신성과 책임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환율 급락을 이유로 환전상을 처형하는 등 극단적인 조치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달 말 환율 급락을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과잉 분노를 표출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조치를 내놓는 등 비이성적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삼중고 속에서 현 국면을 위기로 강조하고 용어 자체도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갈수록 악화되는 北 경제..."김정은, 책임전가 통해 분위기 수습"
김 위원장이 회의를 통해 경제 문제에 관해 언급한 것은 현재 북한의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렇듯 가중되는 경제난 속 김 위원장은 자신에게 몰릴 수 있는 불만의 목소리를 실무자에게 전가해 민심 동요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김 위원장의 일련의 행동들은 북한이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센터장은 "경제난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가장 큰 고민은 내부 독려일 것"이라면서 "자신의 리더십에 상처가 가게되면 불만도 커질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다잡아야겠다는 절박함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전상 처형이나 경제 책임자에 대한 문책 등을 통해 실무자에게 책임을 돌리고 분위기를 다잡고자 하는 의지가 격한 행동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의 경제 상황은 극도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27일 발표한 '2020 3/4분기 북한-중국 무역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까지의 북한의 대중 수입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3% 감소했다.
북한이 지난 10월 이후 '80일 전투'에 돌입하며 국경 봉쇄를 더 굳건히 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북중무역은 80%대의 큰 감소폭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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